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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무기한 전면 휴진은 임 회장 독단적 결정"
전공의 대표 "말 아닌 일하라" 범대위 불참 선언
소말리아 인종차별·판사 비하…"해서는 안 될 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의 흔들리는 리더십의 파장이 심상치 않다.임 회장이 발표한 '무기한 휴진'이 독단적 결정이라는 내부 비판에 부딪혀 불발된 데다,전공의 대표와의 불협화음도 계속해서 외부로 표출되고 있어서다."구토 환자에게 어떠한 약도 쓰지 말자"는 등 취임 이후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임 회장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피로감을 느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탄핵안)이 상정된다면 무난하게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25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aek 대 아약스27일부터 개원의들이 무기한 전면 휴진에 나설 것이라는 임 회장의 발언은 시도의사회 등 내부 논의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 발표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임 회장의 깜짝 발표를 들은 개원의들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시도회장들과 회원들은 임 회장의 '장기판의 졸'이 아니"라고 말했다.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도 "무기한 휴진은 처음 듣는다"고 선을 그었다.
현장에서 임 회장의 발표를 들은 개원의 A씨는 "사전 설명회나 토론 과정 없이 임 회장이 (전면 휴진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며 "개원의들에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기한 휴진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짚었다.
저조한 집단 휴진 참여율은 임 회장이 내부 결속을 다지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의협은 지난 18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하루 휴진을 시행했다. 이날 정부는 휴진 참여율이 14.9%(의협 추산 50%)에 그쳤다고 발표했다.이는 2020년 8월 32.6%에 달했던 의협 집단 휴진율의 절반 수준이다.
넉 달째 의료 현장을 떠나있는 전공의들도 임 회장과 의협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전공의와 의대생을 앞세워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고 한다는 이유에서다.전공의 B씨는 "모든 것을 걸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병원과 학교를 떠나있는 건 전공의와 의대생인데,aek 대 아약스이들을 등에 업고 협상하려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직한 전공의 C씨도 "소수의 열성적인 지지자가 아니고서는 이미 임 회장에 대해 마음이 돌아선 전공의가 많다"며 "원외에 있을 때보다 전공의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대정부 요구안을 두고 임 회장과 연일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박 위원장은 "의협이 발표한 요구안은 대전협의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했다"며 "최대집 전 회장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며 임 회장을 겨냥했다.아울러 "임 회장은 말이 아니라 일을 하라"며 의협이 구성한 범의료계 대책위원회(범대위)에 불참 의사를 표명했다.
"당장은 어렵지만 탄핵안 발의되면 통과 가능성 높아"
임 회장은 의정 갈등이 격화한 지난 3월 역대급 투표율 속 65.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임 회장의 당선 저변에는 정부와 맞서 총선 전 의정 갈등을 봉합해 달라는 회원들의 기대감이 깔려 있었다.그는 당선 직후 의대 증원에 대한 책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파면을 대화 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임 회장 특유의 날선 발언이 갈수록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그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사를 향해 "이 여자 제정신인가"라며 공개 저격했다.이에 창원지법은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이외에도 소말리아 의대 졸업생을 폄하했다가 사과하거나 "교도소에 갈 만큼 위험을 무릅쓸 중요한 환자는 없다.앞으로 병·의원에 오는 모든 구토 환자에게 어떤 약도 쓰지 말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선 임 회장이 메시지 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봉직의 D씨는 "의협 회장이라는 격이 있는데 해서는 안 될 말은 가렸어야 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전공의 B씨도 "임 회장이 스스로 말을 정제할 수 없다면 대변인을 통해서 메시지를 순화해 대중에게 전달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이 내부 불만을 감지하고도 갈등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봉직의 D씨는 "대정부 투쟁을 위해서는 자신의 명망을 다 버려두고 한 길로 향해야 하는데 개인적인 욕심 때문인지 본인이 주목을 받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개원의 A씨도 "실무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회원들의 의견 수렴을 하는 데 서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취임 초기인 임 회장이 당장 탄핵안을 받아들 확률은 낮지만,aek 대 아약스만약 발의가 될 경우엔 가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임 회장 리더십에 대한 내부 비판도 거센 데다,사실상 의대 증원이 확정돼 그에 따른 책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2020년 집단 휴진 당시 정부와 전격 합의한 최대집 전 의협 회장은 탄핵안 대상이 되기도 했다.최 전 회장은 "정부와 싸우는 것보다 의료계 내부 분열을 막는 게 더 어렵다"고 했다.
봉직의 D씨는 "탄핵안이 쉽게 올라오지는 않는다"면서도 "임 회장이 투쟁에 실패하면 응당한 처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