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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한국 땅 밟은 30대
임신 33주차에 미숙아들 출산
인천 길병원,백합 월드컵집중 치료 도움
“진료비 막막했는데 너무 감사”
김수연(가명·37)씨는 지난해 10월 북한에서 제3국을 경유해 대한민국으로 왔다.올해 4월 경기 부천시에 둥지를 틀기 전 탈북민 정착 지원시설인 하나원에서 지냈다.이곳에서 머물던 중 정기적으로 이뤄진 의료기관 검진에서 쌍둥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그게 11월이었다.그동안 초음파에서도 보이지 않던 새 생명이었다.
지난달 3일 오후 11시쯤 양수가 갑작스럽게 터졌다.김씨는 출산 예정일을 한 달가량 앞둔 터라 무척 당황스러웠다.거주지 주변 산부인과를 여러 차례 수소문했지만 야간인 데다 임신 당뇨가 있는 고위험군에 속해 “빨리 오시라”고 회신한 병원은 없었다.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김씨는 다음 날 오전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조산의 힘든 시기를 겪은 김씨는 한국 국민 자격을 취득해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받고 있다.하지만 홀로 양육을 담당하고 당장에 경제적으로도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일자리조차 구하기 어려워 걱정이라고 내심 토로한다.
탈북민 지원 선교사를 통해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가천대 길병원은 산모와 아기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기로 결정했다.산모와 미숙아의 국가 의료비지원 제도 이외 진료비에 더해 여성 종합건강검진권을 별도 건넸다.또 쌍둥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 방문 시 진료비 일부 감면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길병원 설립자인 이 총장은 최근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찾아 아이들을 살펴본 뒤 김씨를 만나 “혼자 몸으로 쌍둥이를 기르려면 힘들 텐데 앞으로도 아이들이 아프거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라”며 격려했다.
고위험 산모로서의 수술과 아이들 치료까지 비용만으로도 앞이 캄캄했던 김씨는 “너무 감사하다.많이 걱정했다.의사·간호사 선생님들이 잘 해주셨다”면서 “탈북 과정에서도 굳건하게 지켜낸 쌍둥이와 길병원의 도움은 앞으로 (내가) 열심히 새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