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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주민·동거인 진술 확보,메모리 슬롯가해자 입건 예정
피해자 딸도 도망치는 과정서 흉기 찔린 것 추정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 구포동 빌라에서 벌어진 흉기 살인 사건의 배경에는 애완견 악취를 둘러싼 주민 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이웃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60대) 씨를 입건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5일 오후 북구 구포동 빌라에서 B(40대) 씨와 C(10대) 양을 흉기로 수 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경찰은 사고 당일 B 씨가 산책을 하려고 집 밖으로 나갔다가 맞닥뜨린 A 씨에 의해 칼에 찔린 것으로 봤다.이후 뒤따라 나온 B 씨의 딸 C 양이 쓰러져 있는 아버지와 A 씨를 목격하고 집으로 도망친 뒤 문을 잠그고 119에 신고했다고 한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쓰러져 있는 A 씨와 B 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B 씨는 숨지고 A 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C 양도 몸에 수 차례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어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경찰은 A 씨가 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는 C 양을 흉기로 찌른 뒤 자신의 몸을 찌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건 현장 주변에 CCTV와 목격자가 없는 데다가 A 씨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C 양 역시 현장을 목격했을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메모리 슬롯경찰이 이웃과 A 씨의 동거인 D(70대) 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과거 2년간 A 씨 측은 위층에 거주하는 B 씨 가정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B 씨 집에서 키우는 애견의 분변 등 냄새가 베란다를 통해 새 나온다는 게 다툼의 이유였다.사건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해 7월에도 A 씨 측은 경찰에 "윗집에서 키우는 개 악취 때문에 힘들다"며 "개를 못 키우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주거지를 옮긴 뒤에도 D 씨 집에 자주 와서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안다"며 "사건 당일에도 외출 뒤에 돌아오다가 B 씨를 보고 순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다만,경찰은 A 씨와 B 씨 간의 애견을 둘러싼 갈등이 이번 사건의 직접적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이 관계자는 "범행 도구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30㎝가량의 흉기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됐으나 미리 준비한 것인지는 확인이 안 된다.여러 정황 상 A 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뒤 자해를 한 것으로 보인다.스마트폰 포렌식,부검 등을 비롯한 수사 결과가 더 나와야 정확한 사건 경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