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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신차 출시 직후 돌발악재에 원성 "생명연장 촛불 꺼져"
문제 촉발 직원 사과했지만 논란 더 커져…사측,직무배제 조치
르노코리아가 남성 혐오 의미를 내포한 '집게손 논란'으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신차 홍보 영상에서 논란의 행동을 한 여직원과 사측이 잇달아 사과를 내놓았지만,당사자의 해명이 또 다른 파장을 일으키면서 악화일로다.르노 직원들은 4년 만의 신차 공개에 사활을 걸고 힘든 시간을 버텨왔는데 내부 직원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모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르노코리아 공식 유튜브 계정인 '르노 인사이드'에 업데이트 된 영상 다수에서 내용과 전혀 상관 없는 '집게손' 장면이 연출된 데 대한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이번 사태를 촉발한 인물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내부 직원들의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왔다.
르노코리아 직원인 A씨는 내수·수출 부진으로 경영 위기 상황에 놓였던 회사가 미래 전략 핵심 프로젝트인 '오로라'에 공을 들여왔고,4년 만에 새 모델을 출시하자마자 예기치 못한 위기에 봉착했다며 한탄을 쏟아냈다.
A씨는 "오로라 프로젝트는 유일한 생명줄이었다"며 "4년 만에 신차고,블라디미르엔지니어링 출신 사장을 앉힌 르노의 전략도 오로지 오로라 성공을 위한 것이었고 말그대로 유일한 마지막 희망이자 출사표인데 (이번 논란이) 생명 연장 촛불을 꺼트린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내부 직원이 영상 곳곳에서 집게손 모양을 연출한 것에 대해 "누가봐도 의도적이었다"며 "심지어 (문제의 영상 중 1개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은 오로라 CVE(Chief Vehicle Executive)임"이라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논란 당사자가 올린 사과문에 대해서도 "이렇게 사과문을 작성하면 불을 지핀다는 정석을 (사태를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에 작성했다"며 "홍보 윗선이나 법무팀 자문이 없었다는 반증이며 해당 (유튜브) 채널의 유일한 관리자 즉 접근권한 소유자가 (논란의) 당사자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댓글을 통해 "신차를 첫 선보인날 느꼈던 벅찬 감정과 자부심으로 끝까지 힘내려고 했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장기간 영혼갈리면서도 신차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며 버티고 버티려했는데 그저 허망스럽다"고 탄식했다.
이어 "사건의 중심인 당사자와 관련 부서의 미흡한 대처에 너무나 화난다"며 "신차 런칭과 성공을 위해 오랫동안 함께 고생한 많은 동료들의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게 되겠다는 생각에 괴롭다"고 절망을 드러냈다.
자신을 르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한 C씨는 유튜브 댓글을 통해 "현직 르노 부산 영업사원인데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대체 몇 사람이 피해를 봐야하나"며 "신차 사전예약했던 고객 세 분이나 약속 일정을 캔슬(취소)했다"고 토로했다.이어 "왜 무엇 때문에 그런 생각없는 짓을 한 건가.영업소는 비상이 걸렸"며 본사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내외 경영 부진 탈출을 위해 장기간에 걸친 신차 프로젝트 '오로라'를 추진했던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D 세그먼트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공개했다.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야심작을 공개한 르노코리아는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 영업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등 위기 타개를 위해 전사적인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신차 공개 직후 내부 직원에 의한 '집게손' 논란이 일파만파하면서 영업점으로 항의가 빗발치고 신차 예약마저 취소되는 등 파장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유튜브 영상은 부산에서 신차 공개가 있던 당일 업로드 됐다.해당 영상은 썸네일 이미지부터 엄지와 검지로 물건을 잡는 손동작을 하고 있으며 여러 군데서 내용과는 상관 없는 집게손 모양이 등장한다.이 집게손 모양은 극단적 페미니즘 진영에서 주로 남성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제스처다.
르노코리아의 집게손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했고 논란을 촉발한 영상 외 문제의 직원이 등장하거나 제작에 참여한 유튜브 콘텐츠 다수에서 내용이나 맥락과 전혀 상관 없는 집게손이 등장한 장면이 발견됐다.
결국 해당 직원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특정 손 모양이 문제가 되는 혐오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정작 제가 제작한 영상에서 표현한 손 모양이 그런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더 주의 깊게 행동하겠다"고 사과했지만 해명은 더 큰 비판을 불러왔다.
직원의 사과문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알았는데 몰랐다는 건 무슨 말인가" "사과가 아닌 조롱" "자신의 경솔한 행동으로 얼마나 큰 피해가 있는지 전혀 체감하지 못한 듯"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사태가 악화하자 르노코리아는 문제가 된 영상을 모두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30일 유튜브 공식 채널 내 커뮤니티에 공식 사과문을 올리고 "최근 발생한 당사의 사내 홍보용 콘텐츠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당사는 최근 발생한 사내 홍보 콘텐츠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깊은 우려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안 당사자에 대한 조사위원회는 인사,블라디미르법무 등 내부 구성원은 물론 필요 시 외부 전문가도 포함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며,조사 결과에 합당한 적절한 후속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조사위원회의 결과 도출 전까지 당사자에 대해서는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당사는 이번 사안을 매우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으며,여러 우려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진심을 다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