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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덴교회 교인들 15일 알링턴전쟁기념공원·DFW국립묘지 헌화
‘화씨 90도’넘는 폭염 속,감사하는 마음은 더 뜨거웠다
15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기온은 이미 화씨 90도(섭씨 30도)에 육박했다.
아침부터 따가운 햇볕이 사정없이 내리쬐는 가운데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와 교인들은 알링턴전쟁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늘 하나 없는 곳을 걷는 교인들은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침묵으로 추모에 동참했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는 지난해 11월 11일 미국 재향군인의 날에 맞춰 세워졌다.2018년 미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 215 지부가 기념비 건립을 시작했고 2022년 국가보훈부(장관 강정애)가 이 사업을 지원하며 속도가 붙었다.이 지역에 건립된 최초의 한국전 기념비이기도 하다.
기념비는 6·25전쟁에 파병한 미 육군·공군·해군·해병대의 희생 정신을 기리는 네 개의 비와 함께 한반도 지도에 당시 전황을 음각으로 새겨넣은 또 다른 비가 정중앙에 배치돼 있어 마치 병풍과도 같아 보였다.
새에덴교회는 이 기념비 건립을 위해 기금 일부를 지원했다.미국 정부는 기념비에 “소강석 목사와 김종대 장로,새에덴교회 교우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는 글을 새겨 기록으로 남겼다.
추모식은 헌화로 시작했다.
소 목사와 예비역 장군 출신인 이 교회 김종대 이철휘 서정열 장로를 비롯해 정영호 미국 휴스턴총영사가 함께 기념비에 헌화한 뒤 묵념하며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렸다.
소 목사는 미리 준비한 영어 인사말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소 목사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한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자유와 번영을 누리며 평화롭게 살고 있다”면서 “미국은 6·25전쟁 때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13만5000여명이 피를 쏟은 혈맹의 나라로 이 자리를 통해 양국이 군사·경제동맹을 넘어 영적·신앙적 동맹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새에덴교회 교인 중에는 두 명의 주일학교 학생이 있었다.74년 전인 1950년 한반도 전역에서 벌어진 전쟁에 참전해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희생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헌영(11)군은 “다시는 끔찍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고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며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마음이 생겼다”면서 “주일학교 친구들에게 나의 이런 경험을 먼저 말한 뒤 학교 친구들과도 감동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최아인(9)양도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몰랐는데 알고 나니 우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운 분들의 고생을 생각하며 저도 좋은 학생이 되기로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날 새에덴교회 교인들은 동쪽으로 11마일(17.7㎞) 떨어진 댈러스-포트워스국립묘지도 참배했다.
2022년 제막한 장진호전투기념비에 헌화하기 위한 방문이었다.이 기념비는 2017년 미국 버지니아 콴티코 미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설립된 기념비에 이어 미국에서는 두 번째로 세워진 장진호전투 기념비다.
영하 20~30도를 넘나드는 혹한 속에서 치러진 장진호전투는 1950년 11월 27일부터 12월 13일까지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서 미국 해병대와 중공군이 벌인 전투로 미 해병 3000여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중공군은 전사자만 2만5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
엄숙한 헌화를 마치자 소 목사는 “장진호 전투가 기적의 전투였고 우리에겐 은혜의 전투였다”는 말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인해전술로 밀고 들어오는 중공군을 거기에서 막지 못했다면 아마도 대한민국은 공산화됐을지도 모른다”면서 “전우들이 죽어가는 그곳에서 미군은 하늘의 별빛을 바라봤는데 그 별빛은 희망이자 구원의 별빛이었다.그날 밤 영웅들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는 자유와 평화의 하늘 아래서 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진호전투 기념비 꼭대기에 있는 별 조형물이 미국과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평화의 별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실제 장진호전투 기념비 위에는 전투 당시 군인들이 봤다는 별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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