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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이 사망한‘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참사’는 안전 불감증과 관리 부실이 낳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일부 유가족은 참사 이틀 전 22일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이에 따라 검찰과 경찰은 각각 수사본부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다.고용노동부도 해당 공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살필 예정이다.
24일 불이 난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안전 관리에 구멍이 있었던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소방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공장에 높이 45㎝,지름 30㎝ 원통형 등 다양한 크기의 리튬 배터리 3만5000개가 집적된 것으로 파악했다.이창우 숭실사이버대 교수(소방방재학과)는 “리튬처럼 폭발 위험이 큰 물질을 소분해 보관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라고 지적했다.명승택 세종대 교수(나노신소재공학과)는 “리튬 메탈을 쓰는 전지는 물과 만나면 격렬하게 반응해 순식간에 1000℃까지 올라가 폭발할 수 있다”며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결로가 생기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리셀 공장이 최근 자체 점검을 한 뒤 소방당국에 “양호하다”고 통보한 것도 문제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 공장은 소방시설법에 따라 1년에 1차례 이상 소화기,자동화재탐지설비,피난유도 등 소방시설의 이상 여부에 관해 확인하고 소방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소방시설 자체점검 대상이다.아리셀은 2017년 준공 이후 매년 자체 점검을 해왔고,올해를 비롯한 최근 3년간 소방당국에 이상이 없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유가족에 따르면 사고 이틀 전 아리엘에서 화재가 발생한 정황이 나왔다.화재로 사망한 A씨(36)씨의 남편 박모(36)씨는 중앙일보와 만나 지난주 토요일(22일) A씨와 나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를 공개했다.오후 1시45분A씨는 “우리 여기(회사)에 방금 화재가 났다(我们这里刚才发生了火灾)”고 말했다.오후 4시 3분 박씨가 “옆의 회사 화재냐”라고 묻자 A씨는 “우리 회사(我们会社).괜찮아(没事了).금방 껐다(及时灭了)”라고 답했다.박씨는 “아내가 당시 공장에 연기가 나서 경고음이 두 번쯤 울려서 직원들이 당황했다고 전했다”며 “이때도 배터리가 터져서 불이 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2일 아리엘이 소재한 화성 서신면에서 접수된 화재 신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씨는 “화재가 발생할 당시에 신고하고 조처를 제대로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민길수 고용노동부 중부지청장은 25일 현장 브리핑에서 “수사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아리셀 모회사인 에스코넥의 박순관 대표는 이날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22일에도 화재가 난 걸 인정한다”며 “다만 작업자가 불량품을 발견해 조치하는 과정에서 불이 났고 제때 진압도 되어 문제가 없다 판단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화전과 비상 탈출로 확보 등 방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조사와 수사로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다만 리튬 화재 특성상 물 성분만으로는 진화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참사를 계기로 리튬 등 특수 화재 위험물질이 비치된 공장과 인근 소방서의 대비 태세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이창우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화재 현장에 금속화재 전용 소화기가 비치됐는지도 불분명해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관내 유해 화학물질 사업장이 5934곳,키 도구리튬 관련 사업장이 86곳에 이른다.그러나 리튬 등 금속 화재는 소방법상 화재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아 전용 소화기 개발 기준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리튬 폭발의 전조 현상인 가스 누출을 감지해 경보를 울리거나 차단할 수 있는 시설도 거의 보급돼 있지 않다고 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날 화재사고 수사를 위한 수사본부를 꾸렸다.수사본부는 경기남부청 광역수사단장을 본부장으로 130여명 규모다.수원지검도 공공수사부 및 형사3부 등 7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고용부는 현장에 산업안전감독관을 파견해 화재 진압을 지원하면서 구체적인 사고 현황과 규모,키 도구원인 등을 파악 중이다.고용부 관계자는 “화재 진압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 여부 등을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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