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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어린이병원 폭격 사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선 러시아 본토 타격 범위를 대폭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서방국은 이번 폭격에 대한 대응으로 우크라이나에 방공 무기를 지원하겠다고는 했지만,본토 타격 범위가 넓어지는 것에 대해선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이날부터 사흘간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지원한 무기 사용에 대한 모든 제한을 해제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수석 고문인 안드리 예르막은 자국 관리들이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을 공격하기 위해 미 행정부가 장거리 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 사용을 허용하길 원하고 있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러시아 공습 직후 “파트너 국가가 지원하는 무기를 활용해 러시아에서 공격이 시작되는 곳을 타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본토 타격 승인을 재차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관료들은 서방국이 지원한 고성능 무기로 러시아 본토의 군사시설을 공격할 수 있게 되면 교착 상태인 공세에 속도를 낼 수 있으며,러시아 공격에 대한 억지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사용하기 위해선 지원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특히 미 의회가 지난 4월 해외 안보지원 패키지를 통과시키면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에이태큼스는 최대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장거리용 미사일이지만,러시아 영토 공격 제한이 완화되지 않으면 사실상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수 달간 백악관에 장거리 미사일 제한을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미국은 지난 5월 러시아 영토에 자국 무기를 발사할 수 있도록 했지만‘하르키우 방어 목적’과‘단·중거리 로켓 사용’등 조건을 걸었다.사실상 접경지대에 한해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내부에서도 러시아 본토 공격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red각국 정부는 본토 공격 승인을 꺼리고 있다.이들 국가가‘우크라이나 주권 보호와 방어’를 명분으로 무기를 지원했고,red2년 넘도록 이어진 전시 상황이 더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이미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이 편성되기도 했다.
키이우의 어린이 병원에 폭격이 일어난 이후에도 서방국의 러시아 본토 타격에 대한 입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존 커비 미국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나토 회원국도 9일 우크라이나에 추가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방공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나토 회원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새 내각을 꾸리고 있고,미국이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향후 러시아 타격 제한 원칙을 그대로 둘지는 미지수다.이미 전투‘레드라인’이 점점 옮겨지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 군사 기지에 한해 자국이 제공한 스칼프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서방국이 러시아 본토 전면 공격을 승인하면 러시아가 국소적인 지역에라도 핵무기를 사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독일 대령 출신의 군사 전문가 볼프강 리히터는 “금기가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며 “모스크바가 러시아의 정치적 존재나 미국과의 핵 균형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위험 계산 방식이 바뀌어 어느순간 이 장벽이 무너질 것”이라고 베를리너자이퉁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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