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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을 둘러싼 정부,의사 단체의 신경전이 팽팽하게 펼쳐지고 있다.교육부가 최근 의평원 이사회에 소비자단체 등 민간 인력을 포함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의사들은 정부의 압박을 멈추라며 반발하고 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5일 성명서를 내고 "교육부는 교육의 질이 하락할 것을 우려한 (의평원장의) 발언에 대해 반박할 자신이 있다면 내년에 증원이 된 대학에 어떠한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지,의과대학 교육의 질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 것인지를 먼저 밝히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대위는 "교육부의 역할은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투자와 지원을 하는 것에 있지 중립적인 평가기관의 역할을 압박해 부당한 증원을 합리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에 있지 않다"며 "교육부 차관의 망발에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고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비대위의 이날 성명은 전날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의대 교육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한 발언을 직격한 것이다.오 차관은 이날 "의평원장이 교육의 질 저하를 근거 없이 예단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속해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중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역할을 수행해주길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의평원은 의사로 편중된 이사회 구성의 다양화와 재정의 투명성 등을 포함해 정부가 요청한 사항들을 신속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대부분이 의료계 인사로 구성된 의평원 이사회의 개선을 요청했다.
의평원은 독립된 비영리 민간 평가기관으로 의료법과 고등교육법에 근거해 의학교육 평가 인증을 시행한다.9개 영역,36개 부문,총 92개 기본기준에 따라 각 대학의 교육 여건을 평가하는데 불인증을 받으면 정원 감축,모집 정지는 물론 졸업생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 불가와 폐교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앞서 서남대 의대도 의평원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실제 국가고시 응시 자격이 박탈된 후 문을 닫았다.
내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된 가운데 의평원은 정부와 의사 단체 간 갈등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의평원은 지난 3월 "각 대학의 교육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과 배분안은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을 통해 이룩한 의학교육을 퇴보시킬 것"이라는 내용의 의대 증원 반대 성명서를 냈다.현재도 의평원 홈페이지에는 이 성명서가 내걸려있다.
의대 정원 증원을 확정한 교육부는 앞으로 의평원의 의대 교육 평가가 부담되는 상황이다.교육부는 "미래 평가 인증 결과를 근거 없이 예단한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일축하지만,의사들은 △학생 수 증가에 따른 기숙사,강의실,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실습실 등을 하루아침에 보완하기 힘들고 △기초의학 교수도 부족해 의평원 평가 기준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의학교육 평가기관 구성원도 대부분이 의사"라며 "정원이 급증한 의대들이 의평원의 평가를 통과하기 어렵게 되자 교육부 차관이 나서서 (이사회에) 시민단체의 몫을 늘리라고 요구한 것"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