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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세 전 물품 사두자"…우회 운송비에 물류 성수기까지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지난해 가을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한 이후로 가뜩이나 급등한 해상 운임이 물류 수송 성수기가 온 데다가 중국의 새로운 관세 부과 전 미국 수입업자들의 사재기까지 겹치면서 더욱 치솟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기업들이 부족한 선박 선적 공간을 확보하느라 경쟁하면서 컨테이너 운송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40피트 컨테이너당 현물 시장 가격이 2만달러를 넘었던 대유행 기간만큼은 아니지만 약 2년래 최고치다.
국제 화물 운송서비스업체 프라이토스에 따르면 40피트(약 12미터)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데 드는 전 세계 평균 비용은 6월 14일로 끝나는 주 기준 4119달러(약 571만원)를 기록했다.이는 작년 6월에 비해 3배 이상이며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원사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팬데믹 때처럼 컨테이너당 2만달러의 요금은 아니지만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 해안까지의 요금은 상자당 7000달러다.일반적인 요금은 약 3500달러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 동부로 향하는 해상 운송비가 증가한 것은 여러 원인이 있다.일부 미국 수입업자들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앞두고 주문을 서두르고 있다.파나마 운하는 최근에야 다소 개선됐지만 가뭄으로 인해 선박 이동을 제한하고 있었다.
이런 여러 요소는 이미 수입업체들의 수익을 잠식하고 있다.미국 의류업체 제이.질(J.Jill) 최고재무책임자(CFO) 마크 웹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이 의류 소매업체가 5월 어머니날을 앞두고 물품을 서둘러 받느라 매우 비싼 항공 화물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영국 소매업체 DFS 퍼니처는 이번 달 수익 전망을 절반으로 줄였다.그 이유는 "홍해 항로 문제가 지속되어 고객 배송이 지연되고 화물 비용이 커졌기 때문"이다.회사는 홍해 이용 중단으로 인해 거의 1800만 달러에 달하는 상품의 배송이 지연되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에 반대한다며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을 나포하면서 대부분의 상선은 홍해 항로를 버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기존 일정보다 10일이나 추가되는 것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이를 통해 극한의 물류난은 피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5월부터 소매업체와 제조업체가 주문을 늘리면서 배송 성수기를 일찍 시작하며 글로벌 배송 네트워크가 정체되기 시작했다.배송 주문이 많아지자 10일이나 추가되는 남아공 희망봉 항로로는 일정대로 선박이 도착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났다.이에 일부 해상 운송업체는 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지역의 선박을 급하게 찾게 됐다.
이는 도미노처럼 전 세계 항구에 컨테이너 운항을 교란했고 중국과 같은 수출 허브에서는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글로벌 컨테이너선의 허브인 싱가포르항이 붐비면서 정박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운송 비용도 증가했다.최근 몇 주 동안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벨기에 앤트워프 같은 항구도 심하게 혼잡했다.
물건을 하역하고 다시 선적해야 할 컨테이너가 발이 묶여 있자 컨테이너 대여 가격까지 올랐다.해상 컨테이너 온라인 시장인 컨테이너 엑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5월 싱가포르의 선적 컨테이너 평균 가격은 후티 반군이 상선을 공격하기 전인 지난해 10월보다 26%나 올랐다.5월 상하이에서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까지 가는 컨테이너 임대 가격은 지난해 11월의 두 배 수준이 됐다.
미국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들은 오는 10월에 미국 동부 해안 항구 등에서 항만 작업자들이 파업을 일으킬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화물 전문가들은 파업으로 인해 올해 말에 더 큰 비용과 추가 지연이 일어날까 두려워 수입업자들이 상품을 조기에 수입한다면 항만의 혼잡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운임 상승에 수입·수출업체들은 울지만 해운사들은 웃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한 덴마크 해운사는 올해 잉여 현금흐름이 30억달러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다만 한 독일 선박 운영사는 "가자 전쟁이 끝나고 홍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곧 해상 운임은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