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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동서로 분단돼 있던 1976년 소련(현 러시아)은 동독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SS-20을 배치했다.당시는 소련이 이끄는 공산주의 진영과 미국을 필두로 한 자유주의 진영 간 냉전이 극에 달한 때였다.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SS-20의 동독 배치는 서독은 물론 서유럽 전체의 안보를 위협하는 조치였다.SS-20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던 서독 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긴급히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문제는 SPD 지지층은 물론이고 서독 국민 상당수가 비핵화를 주장하며 퍼싱-2 배치에 반대 의사를 표한 점이다.소련이 SS-20 철수 요청을 끝내 거부하자 슈미트는 1980년 결단을 내린다.이후‘반전’과‘반핵‘평화’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서독 전역을 뒤덮은 가운데 독일 내 미군 기지에 퍼싱-2가 배치됐다.유권자들은 SPD에 등을 돌렸다.그때까지 SPD와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자유민주당도 연정 파기를 선언했다.슈미트는 1982년 10월 의회에서 불신임안이 통과되며 총리직을 잃었다.하지만 그 덕분에 서독은 안보를 지킬 수 있었다. 이는 1990년 서독 주도의 독일 통일이 이뤄지는 토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