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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소·페인트·목공·타일 등 청년들에게 기술직 삶 보여주는 '열현남아' 유튜버 이창현씨(34)
태권도 그만뒀을 때 막막했던 24살,처음 시작했던 방충망 기술자
"젊음만으로 '장점' 될 수 있더라…스펙 없어 막막한 이들에게 기회 있다고 알리고 싶어" 스펙이 적어,기회가 보이지 않는단 청년들에게,이런 일도 있다며 촘촘히 현장기술직을 소개하는 사람.'열현남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창현씨(34)는 그가 직접 겪었던 경험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사진=좋은 기운(열정)을 가득 받은 남형도 기자스물네 살.방충망 설치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당시 이창현씨는 어머니께,자신이 결심한 게 그렇다고 말했다.지금 그는 서른네 살.그러니까 10년 전 얘기였다.
"창현이가 높은데 올라가서 방충망을 설치한대.너 그거 위험한 거 아니니,하지 말아라.트럭도 타야 한다고,외지도 많이 가야하고.아무래도 험한 일 아니냐.엄마가 그러시는 거예요.누나도 반대하더라고요.심지어 점집까지 가서 물어보고 왔다고요."
그걸 듣는 창현씨 속도 무너졌다.그 역시 가슴 뛰거나 좋아서 뛰어드는 건 아녔기에.아버지가 밥은 굶지 말라고 권했던 일.그걸 어떻게든 해보기로 한 거였다.
절박해서,길이 보이지 않아서였다.그전까진 한 길만 죽어라 달려왔었다.그게 태권도였다.공부할 시간까지 다 갈아 넣어 운동에만 매진했었다.
태권도라는 한 길만 보고 달려왔을 때,그게 문득 내 길이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창현씨도 별수 없이 방황하고 고민하던 시간이 있었다고./사진=이창현씨 제공매일 숨이 터질 듯했던 힘겨운 시간.그러나 태권도 메달 하나 걸기가 힘들었다.노력으로 넘어설 수 없는 재능이 있음을 받아들였다.운동이 좋아 8살에 보내달라고 그리 졸랐던 태권도장.무수히 발차기하던 그 공간을 떠날 때가 온 거였다.
전부라고 믿었던 게 다 사라졌던 날.어쩌면 해왔던 태권도에 기대어,태권도장을 하는 게 더 편할 수도 있었던 순간.
창현씨가 방충망을 트럭에 싣고,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새 길로 나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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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일이 없었고,아버지를 원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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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 받은 집에 안전 방충망을 다는 이창현씨./사진=이창현씨 제공당연히 쉽지 않았다.방충망을 달았던 첫날을 기억한다고 했다.
"무거운 걸 들고,드릴을 잡고.다 한 번도 안 해봤던 일이라 어렵더라고요.그런데 그보다 더 힘든 게 이거였어요.일이 없구나.일이 있어야 일을 하는데 말이죠."
아무리 방충망 설치를 잘해도 소용없었다.일이 없다면.저절로 들어오는 게 아녔다.어떡해야 하나.홀로 원룸에서 고뇌하는 시간이 흘렀다.솔직히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차올랐단다.
경쟁 상대인 방충망 기술자들은 연륜이 많았다.스스로 일을 잘 찾았다.넉살 좋고 인맥도 있고 동네 주민 소개도 잘 받고.그런 능력이 부러웠다고.
아파트에 안전 방충망을 설치하는 창현씨,20대 시절./사진=이창현씨 제공반면 제대 후 얼마 안 돼 빡빡 깎은 머리에,어릴 적 슈퍼 심부름도 부끄러울 만큼 숫기 없던 청년은 서툴렀다.창현씨가 당시를 회상했다.
"더는 뒤로 갈 곳이 없더라고요.마지막 기회란 생각이 들었지요.사람을 상대해서 설득하고 일을 따내지 않으면요.승부를 봐야 한다고,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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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5시간 자며 블로그 써서 알려,6개월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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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기에 온라인 마케팅에서 더 유리할 수 있었다고.그게 일을 뚫어주는 기회가 됐단다./사진=이창현씨 제공이리 힘들 무렵 누군가 창현씨에게 블로그를 해보라 권했다.SNS도 안 했던 때였으나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다.
부동산 하는 부모님께서 쓰시던 커다란 노트북을 품어 가져왔다.그걸로 블로그를 만들었다.
"정말 진부한 얘기인데,그냥 요령없이 매일매일 했어요.보든 안 보든 하루에 3~4개씩 계속 올렸지요.방법이 잘못됐어도 그냥 이걸 해야 한다,
카지노 김영옥그런 열망이 있었나 봅니다."
"학창 시절에,기술직군을 한 번이라도 알릴 수 있게 체험하는 교육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어떤 분은 마흔에 알게 되어서 천직이라고 하셨어요.그걸 모르고 공부만 해왔는데 뒤늦게 안 거지요.제도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합니다."/사진=웃는 창현씨를 보며 함께 웃던 남형도 기자삶에서 잠을 가장 적게 자던 때였다.방충망 일이 끝나면 새벽 2시까지 블로그를 올리는 데에 몰두했다.방충망 시공하는 것도 올리고,밥 먹는 것도,음악 새로 나온 것도 막 올렸다.새벽 6시면 일어났다.하루 4~5시간만 자던 때였다.
6개월을 그렇게 하니 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하루는 글을 쓰고 있는데 연락이 왔다."블로그를 보고 전화 드렸는데요." 효과가 있는 거였다.이렇게 연결이 되는구나,돈도 안 들였는데 홍보가 되는구나,부닥치며 배운 것들이 있었다.월 500만원에서 많을 땐 1000만원까지 벌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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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줄 알았던 장점이 '젊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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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충망 설치를 마친 창현씨가 건물 위에서 웃고 있다./사진=이창현씨 제공그때 깨달은 게 있다고 했다.
"방충망 일을 하며 제 장점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그런데 온라인으로 들어가니 제가 유리한 거예요.경쟁 상대가 대부분 50~60대이니까요.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일을 했다면 경쟁력이 크게 없었겠지만요.이거다 싶었어요.젊음을 무기로 마케팅을 하자.정체성을 '젊은 기술자'로 하자."
고객 눈에 깔끔해 보이도록 외모도 더 신경 썼다고.항상 왁스를 발라 머리를 단정하게 하고,작업 조끼를 입었다.신뢰감이 가서 좋단 말,젊은 사람이라 잘할 것 같단 말,그리 열심히 사니 보기 좋단 말.똑같은 노력을 넣어도 얻는 게 더 많은 느낌이었다고.
기다랗고 높은 사다리를 놓고 방충망을 설치하고 있는 창현씨./사진=이창현씨 제공하나의 씨앗이 만들어졌다.그게 재밌었다.그러니 더 몰입했다.더 잘할 방법을 계속 찾았다.가장 좋은 건 '칭찬'이었다.
"집에 방문해서 아이가 있으면요.몇 살이냐고,씩씩해 보인다고,예쁘다고,칭찬해줬지요.집이 크면 큰대로 좋다고 하고,작으면 작은 대로 요즘 작은 평수가 대세라고 했지요.말로 기분을 좋게 해줄 수 있잖아요.삶의 지혜들을 그때 얻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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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방충망 기술자,아이돌 출신 페인트 기술자…'다른 길' 보여주는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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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현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화면을 띄워놓고 "열정!"을 외치고 있다./사진=이창현씨 제공방충망 기술자로 3년.그리고 청소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가치 있고 시장성이 좋단 생각에서였다.선진국이 될 수록 힘든 걸 더 안 하려 할 거고,청소업이 뜰 거란 확신이 있었다.
청소하는 일을 한다고 하니 부모님께서 또 반대했다.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인식,이런 걸 또 직면했다.그때 창현씨가 떠오른 게 있었다.
"방충망 기술로 돈을 벌었는데도,청소를 해본다고 하니 반대하시는 거예요.그런 인식 때문에,현장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친구들도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그런 분들을 위해 뭔가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공부를 잘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이도 있다.대학에 가기도 하고 안 가기도 한다.스펙이 뛰어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고.이들을 위해,뭔가 하고 싶었다.
"우리나라에 좋은 대학 간 사람이 몇 퍼센트 정도 되겠어요.그러지 못한 친구들은 선택지가 적잖아요.제 얘기이기도 하고요.저도 그랬는데,이렇게 해보니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고,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몸을 조금만 움직이면 세상에 기회는 많다'란 문구가 인상적인,창현씨가 운영 중인 '열현남아' 채널.구독자가 7만6700여명이다./사진=열현남아 채널그래서 3년 전부터 유튜브 채널 '열현남아'를 시작했다.'열정적인 남자'를 뜻하는 '열혈남아'에서,글자 하나를 그의 이름 중 하나인 '현'으로 바꿨다.
몸을 써서 기회 만드는 이들이 있다고.사회에서 흔히 떠올리는 밥벌이가 아닌,기술을 배우고 현장에서 땀 흘리는 또 다른 길을 보여준다.좋은 대학을 나왔지만,목수가 된 31살 청년.아이돌을 그만두고 페인트 기술을 배우는 29살 청년.20살에 방충망 기술을 배운 여성 청년까지.
카지노 김영옥무언의 묵직한 메시지다./사진=열현남아 채널" style="display: block; margin: 0 auto;">
사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고 많다.이게 아니라고 해서 좌절할 필요도 없다는,무언의 묵직한 메시지다./사진=열현남아 채널열정이 느껴진다,설렌다,힘을 얻었다,형 채널을 보고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존경한다,멋지다.상상하지 못한 직업의 상세함을 본 이들의 반응이 이랬다.그로 인해 인식과 처우도 더 많이 바뀔 거라고.창현씨는 이런 게 뿌듯하다고 했다.
"1만명이 영상을 보고 영향이 됐을 때 정말 가치가 있다고 느껴요.'열현남아님 덕분에 스펙도 없는 제가 1년에 얼마를 벌고 있어요',그런 말을 들으면 피곤하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되고요.한때는 뒤처졌던 내가 세상에 필요한 존재구나,쓸모 있는 존재구나,정말 가슴이 따뜻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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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준비하듯,현장 기술직도 준비 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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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자퇴하고 경기도 하남에서 방충망을 설치하는 일을 하는,만 20세 김연서씨./사진=열현남아 채널2003년생,20살 김연서씨가 출연자 중 기억난다고 했다.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경기도 하남에서 방충망 일을 한단다.
창현씨 채널을 보고 기술직에 뛰어들었다고.'기술직 키즈'가 나온 것 같아 좋았단다.
"스무 살이란 젊은 나이에 누구의 도움도 안 받고 홀로 창업했어요.길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멋져 보이더라고요.기존에 방충망 가는 일이 50~60대 분들이 주로 했거든요.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아이돌을 그만두고 페인트 기술을 배워 도장공으로 일하고 있는,오지민씨.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사진=열현남아 채널직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고민.현장 기술직의 경제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란다.어떤 직업이 인식이 좋은 이유 중 중요한 부분이,다 돈을 잘 버는 것과 연관 돼 있다고.
에어컨 설치로 하루 일당 50만원,월급 3배 올려준 타일시공,실내 계단 만들어 월 1500만원 등 그의 채널에 있는 영상 제목이 이해됐다.
은행원을 그만두고,광주에서 에어컨 청소 회사를 운영하는 문원상씨(왼쪽)와 아내 윤수리씨(오른쪽)./사진=열현남아 채널그렇다고 이게 최고니까 이걸 하라는 건 아니라고.창현씨가 말했다.
"누군가에겐 맞을 수도 있고,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선호할만한 직업군으로서 선택지가 없었는데,이런 게 있다,그렇게 동일선상에만 올라와도 좋지요.전형적으로 꿈꾸는 일은 문이 좁은데,거길 못 가는 인력은 남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그럴 때 가고 싶어 하는 길이 다양해서 자리가 다 채워지면 얼마나 좋아요."
군대를 제대한 뒤 기술을 배워,단열재를 시공하는 31살 김준호씨./사진=열현남아 채널끝으로 기술을 배우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면,진짜 깊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장점과 단점은 뭔지,내게 맞는지 아닌지를.어느 회사에 들어가려면 토익 점수를 만들고 며칠씩 준비해야 하듯,간절함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내가 바뀌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인터뷰 내내 하고픈 것 같았던 말이 여기에 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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