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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인·생계형 서민 대거 포함
1219명 중 전직 공직자·정치인 등 55명
前 정부‘여론 조작’관련자들 이름 올려
권오을·박준영 등 前 의원 13명도 복권
일반 형사범 1137명… 운전업 종사 최다
“연례 행사처럼 사면권 남용돼” 비판도
윤석열정부의 다섯 번째 특별사면인 올해 광복절 특사는‘경제 역동성 제고‘통합과 화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방점이 찍혔다.여야를 아우른 정치인과 전직 고위 공직자,운전업 종사자와 청년 등 서민 생계형 형사범이 대거 포함됐다.
잔형 집행이 면제되고 복권되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명박정부‘국정원 댓글 조작’사건의 책임자다.또 이명박정부‘경찰의 댓글 공작’사건 관련 조현오 전 경찰청장,박근혜정부‘경찰의 20대 총선 개입’사건 관련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등 경찰청의 전직 간부들은 형 선고 실효 및 복권된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박근혜정부 때‘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사건과 관련해 형 선고 실효 및 복권된다.조 전 장관은 올 초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 2개월을 확정받았다.앞서 보수 성향 단체를 불법 지원했다는‘화이트리스트’사건과 관련해 2023년 신년 특사로 복권됐다.조 전 장관과 함께 복권되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국정 농단’사건 관련 징역 4년에 처해졌다.
전직 국회의원 13명도 복권된다.국민의힘 계열의 권오을·노철래·박상은·박종희·송희경·엄용수·염동열·원유철·이군현·홍일표 전 의원,더불어민주당 계열의 박준영·신학용·황주홍 전 의원이 포함됐다.권선택 전 대전시장과 김시환 전 청양군수,이기하 전 오산시장‘취업 비리’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오현득 전 국기원장,유영구 전 명지학원 이사장 등도 복권된다.
정치인이나 경제인 사면을 두고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역대 정권마다 (대통령이) 사면권을 남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항상 있어 왔다”며 “연례 행사처럼 특사를 하는 것은 사실 법치주의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차 교수는 “유력 정치인 사면이 국민 화합에 도움이 되려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뤄져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송강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사면권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고,국정 운영이나 국민 통합의 필요성에 따라 행사되고 있다”며 “김 전 지사 사면도 사면 본연의 취지대로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경제인의 경우엔 형사처벌 전력이나 피해 회복 정도,형 집행유예,2인 고스톱 룰벌금·추징금 납부 여부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특사 대상자 대부분,1137명은 일반 형사범이다.생계를 위한 운전 중 교통사고로 처벌된 버스나 택시 기사 등 운전업 종사자가 270명으로 가장 많고,19∼34세 청년은 111명이다.중소 기업인과 소상공인은 20명으로,경영 악화로 대금을 정산하지 못해 사기죄로 처벌받은 경우다.정부는 “경제 역동성을 높이고 민생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재기의 기회를 부여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