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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차·농산물 안 받고선 온갖 핑계”
EU “단호·즉각 대응할 것”… 보복 시사
캐나다·멕시코 또 유예?일단 현 일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재집권 이후 첫 각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곧 유럽 국가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미국을 뜯어먹는(screw) 게 목적인 조직”이라며 유럽연합(EU)에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냈다.전통적인 서방‘대서양 동맹’내 무역 전쟁이 임박한 분위기다.

트럼프 눈엔 적자만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대(對)EU 관세 계획을 질문하는 취재진에게 “우리는 결정을 내렸고 아주 빠른 시간 내에(very soon) 발표할 것”이라고 대답했다.이어 “개괄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25%가 될 것이고 자동차와 모든 것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부연했다.이 발언은 그가 소집한 집권 2기 첫 백악관 각료 회의에서 나왔다.

새삼 확인된 것은 구체적인 부과 계획 대신 유럽을 향한 트럼프의 불만이었다.그는 “그들(유럽)은 다른 방식으로 우리(미국)를 정말 이용했다.우리 자동차와 농산물을 받아들이지 않았고,왜 안 되는지 온갖 핑계를 댔다”고 투덜댔다.그러면서 “솔직해지자.EU는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 만들어졌다.그게 목적이다.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잘 해냈다”고 비아냥댔다.대EU 무역 적자를 3,000억 달러(약 433조 원)로 소개하기도 했는데,지난해 미국 통계상 실제 규모는 2,356억 달러(약 340조 원)다.

트럼프는 누차 미국·EU 간 무역 불균형을 불평했다.미국은 EU 승용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비해 EU가 미국산 승용차에 매기는 관세율은 10%다.게다가 트럼프가‘관세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는 부가가치세도 유럽의 경우 최소 17.5%에 이른다.

마크롱도 못 막았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손을 맞잡은 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EU 결성은 원래 미국이 장려했다.제2차 세계대전 연합국 승리를 주도한 미국은 갈등 가능성을 줄이려 유럽 통합을 지지했다.이런 역사적 사실은 트럼프 앞에서 무기력하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무마 노력도 무색해졌다.그는 2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난 뒤 미국 폭스뉴스에 “미국은 중국·유럽과 동시에 무역 전쟁을 할 수 없다.내가 그를 설득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U도 도리가 없다.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 담당 대변인은 트럼프의 선전포고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EU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 대한 부당한 장벽에 맞서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유럽 기업,노동자,소비자를 부당한 관세로부터 항상 보호하겠다”고 응수했다.보복을 시사한 것이다.

부과 시점 오락가락

유예 상태인 대멕시코·캐나다 25% 관세 부과 역시 지금으로선 행정명령대로 다음 달 4일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양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당초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었다가 30일간 미뤄졌는데,이날 트럼프는 그 유예 기간을 한 달가량 더 미룰 수도 있을 것처럼 말했다.관세 부과 시점을 “4월 2일”로 언급한 것이다.4월 2일은 상호 관세 발표가 예고된 날이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캐나다·멕시코는 30일간 유예 기간에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는지 증명해야 한다’고 하자,트럼프는 “(나를)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거들었다.관세 부과는 예정대로(3월 4일) 시행된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해석됐다.미국 CNN방송은 “트럼프가 시한을 4월 2일로 더 연기했음을 언명한 공식 행정 조치는 없다”고 짚었다.이날‘4월 2일’언급은 상호 관세와 착각하고 잘못 얘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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