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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급등에 건설사‘몸 사리기’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강변 아파트‘신반포4차’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에 실패했다.고속버스터미널에 인접한 데다,무료 인터넷 게임지하철 3·7·9호선 역이 닿아 있는 교통 요지에 자리한 만큼 건설사들이 서로 달려들 줄 알았는데 지난 5일 2차 경쟁 입찰까지 무산됐다.이에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골라야 하는 처지가 됐다.총공사비 1조원,카뱅 미니 되는 토토사이트1800여 가구를 조성하는 대단지 사업인데도 예상과 달리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발을 빼 추가 입찰을 기다려야 하게 된 것이다.인근 반포동의 삼호가든5차 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이다.작년 입찰 기업이 없어 시공사 선정이 무산된 뒤 최근 공사비를 올려 다시 입찰을 공고했다.

그래픽=백형선
이처럼 서울 시내 재건축 사업장에서 최근‘수주전(戰)’이 사라져 가고 있다.강남 3구 금싸라기 단지도,한강변 전망 좋은 아파트도 예외가 없다.주요 건설사들이 입찰에 일제히 뛰어들어‘출혈 경쟁’을 벌이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투스카니 스위트 카지노수회 유찰 끝에 혼자 입찰한 업체가 싱겁게 계약을 따내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도시정비법상 2회 이상 경쟁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서울시 정비 사업 정보 사이트와 업계에 따르면,작년 서울시에서 진행된 정비 사업(재건축·재개발) 30여 곳 중 여의도한양·도곡개포한신아파트 단 2곳에서만 경쟁 입찰로 시공사가 결정됐다.이 때문에 “앞으로는‘수주전’이란 말 자체가 어색해질지도 모른다”는 말도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건설 업계에선 사업성을 따져봤을 때‘경쟁’에 뛰어들 유인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한다.특히 인건비·원자재비 급등으로 최근 4년간 공사비가 30% 가까이 치솟으면서 다른 건설사와 싸워 재건축을 따낼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건설 업계에선‘사용한 공사비를 조합에서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느냐’를 따져 재건축 사업 참여를 결정한다.그런데 공사비 급등 때문에 시공사 선정 때 조합에서 받기로 한 금액(계약 공사비)보다 착공 이후 실제로 지출하는 비용이 훨씬 커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GS건설이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 조합 측에 2500억원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이 금액 차이 때문에 시공사와 조합이 갈등을 빚는 사례도 잇따라 벌어진다.

이때 단독 입찰보다 경쟁 입찰의 경우 조합 측이 제시하는‘계약 공사비’가 더 싸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성이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한 건설사 직원은 “조합 측 입장에서는 싼 금액으로 시공하겠다는 건설사를 뽑고 싶겠지만,강원 랜드 바카라 슬롯보증건설사 측은 그렇게 될 경우 수주하고도 손해 볼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며 “건설사들이 다른 회사가 먼저 관심을 보인 걸 알면 발을 빼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수주전에 참여했다가 발생할 수도 있는‘매몰비용’도 건설사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수주 경쟁을 벌이기로 한 업체는 홍보·마케팅·단지 설계 등 비용으로 최소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100억원 이상을 시공사 선정 전에 지출하게 된다.경쟁에서 지면 이 비용은 그대로 허공에 날려야 한다.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각종 작업에 투입되는 외주 업체 직원들의 인건비도 올라 부담이 더 커졌다.요즘 같은 불황에 가볍게 손실 처리하고 넘어가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했다.


이제 건설사들은 공사비를 비싸게 받을 수 있어 사업성이 확실한 곳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1조억원 후반대 규모 공사비,2000가구 이상의 초대형 단지는 돼야 뛰어들겠다는 것이다.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사업비 2조4000억원 규모의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전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이고,1조7000억원 규모 사업인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에선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장 경쟁 입찰 문화가 사라지면서 시공사가 조합을 상대로‘을’이 아니라‘갑’의 위치에서 협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조합이 주는 공사비가 인상됨에 따라 조합원 분담금이 오르고,결국 분양가·매매가 상승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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