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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지휘자 육성 위해 올해 도입
“여기서 교통 경찰처럼 딱딱하게 지휘하면 안 돼요.”
26일 서울시향 연습실.헝가리 작곡가 버르토크의‘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 울펴 퍼졌다.추모의 정서를 담은 음울하고도 처연한 3악장 선율이 하프와 목관을 거쳐서 현악기로 서서히 번져 나갔다.
그런데 리허설 방식이 독특했다.음악 감독인 지휘자 야프 판 즈베던(65)은 팔짱을 낀 채 매서운 눈빛으로 악단 연주를 바라보고 있었다.대신 지휘봉을 잡은 건 지난해 귀도 칸텔리 지휘 콩쿠르 우승자인 지휘자 송민규(32)씨였다.곁에서 지켜보던 판 즈베던은 연주가 끝나기 무섭게 송씨에게 질문과 조언을 쏟아냈다.“지휘자가 악단을 지휘해야지,카카오 스포츠 먹튀단원들이 지휘자를 이끌어서는 안 된다” 같은 매서운 말도 적지 않았다.올해 서울시향이 판 즈베던 감독 취임 이후 새롭게 도입한‘지휘 펠로십’현장이었다.
차세대 지휘자 양성 프로그램은 현재 국립 심포니 등 적지 않은 국내 악단에서 시행하고 있다.하지만 서울시향의 진행 방식이 독특한 점이 있다.가요 경연 프로그램처럼 일종의‘서바이벌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이다.지원자 59명 가운데 심사를 거쳐서 참가자 8명을 선발한 뒤 25~27일 사흘간 서울시향의 리허설을 이끌 기회를 준다.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부지휘자를 지낸 김리라(33),포커 브로스 레이크 백독일 하이델베르크 시립극장 지휘자 김준영(31)씨 등 참가자 면면도 화려하다.김리라씨는 “지휘 테크닉과 악기 연주법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상상력까지 세세한 부분을 많이 배운다”고 했다.작곡가이자 지휘자 최재혁(31)씨는 “축구 선수를 꿈꾸는 아이가 손흥민에게 배우는 기분”이라고 비유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이 8명 가운데 28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특별 공연 무대에 설 지휘자를 단원 투표로 선발하는 것이다.선발된 지휘자 2~3명이 바그너의‘트리스탄과 이졸데’전주곡,ps 롤사이트모차르트의‘신포니아 콘체르탄테,2024년 야간경마일정버르토크의‘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나눠서 지휘한다.판 즈베던 감독은 “단원 투표를 통해 결정할 것이며 나는 가르칠 뿐 투표에 참여하지는 않는다”고 했다.이 가운데 최종 선발된 1명은 향후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활동할 기회도 얻는다.전석 초대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30분 만에 신청 마감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네덜란드 출신인 판 즈베던 감독은 “‘우리가 알고 배운 것들을 새로운 세대에게도 돌려줘야 한다’는 히딩크 감독 말처럼 젊은 지휘자들에게 악단과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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