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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의 길라잡이 맛집 ‘한과채’의 채식 음식들.조화로운 색채의 식재료들이 돋보인다.이윤화 제공 
오래전 한 뷔페식당 대표가 찾아왔다.결혼식 피로연 전문 뷔페 업장을 운영하는데 주위에 예식 뷔페 집이 여럿 생겨 경쟁이 심해지자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먼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예고 없이 결혼식 하객으로 가장해 업장을 방문했다.음식 가짓수도 제법 많고 특별히 아쉬운 점은 없어 보였다.하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음식도 없었다.이게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뷔페의 개선 방향을‘기억 남기기’로 잡고 작전에 들어갔다.통상 결혼식장 뷔페는 혼잡해 일반 뷔페처럼 여유롭게 즐기기가 어렵다.그래서 일반 뷔페 방식의 장점이 녹아든,인상적인 기억을 남길 수 있는‘느긋한 메뉴’를 따로 구성해 접목하기로 했다‘느긋한 메뉴’로는 갈비탕을 선정했다.갈비탕만은 개별 서빙을 하고 나머지 음식은 뷔페 라인에서 자유롭게 즐기도록 했다.작전은 성공.단지 한가지 메뉴만 제공 방식을 달리했는데,방문객들은 제대로 대접받았다는 기억을 갖고 돌아갔다.
뷔페는 16세기 스웨덴에서 술과 안주를 펼쳐놓고 먹던 방식인‘스뫼르고스보르드’(Smörgåsbord)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동양권에서는 유럽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인 일본의 한 호텔이 이 방식을 차용해 널리 퍼졌다고 한다.일본에선 뷔페를 흔히‘바이킹’이라고 부른다.1958년 개봉한 미국 영화‘바이킹’의 흥행이 일조했다.생소하고 발음도 어려운 스웨덴 단어 대신 스뫼르고스보르드와 유사한 식사법이 등장하는 영화 한 장면이 작명의 계기가 됐다.아예 여러 음식을 펼쳐놓고 먹는 북유럽 스타일의 식사 전체를‘바이킹’이라 부르게 됐다.지금도 일본에서 바이킹과 뷔페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국내에서도‘바이킹 뷔페’라는 단어를 가끔 만날 때가 있다.우리에게 익숙한‘뷔페’(Buffet)는 테이블을 뜻하는 중세 프랑스어‘뷔페’(bufet)에서 유래됐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뷔페는 시대와 여러 나라 문화에 맞게 다채로운 형태로 발전했다.하지만 현대에는 과식을 부르는 번거로운 식사 문화란 취급을 받기도 한다.팬데믹 시절에는 이런 방식의 식사가 금기시되면서 많은 뷔페식당이 문을 닫았다.하지만 뷔페는 빠르게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다만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최근 국내 뷔페 외식업계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1인당 20만원 안팎의 특급호텔 뷔페부터 1만원 남짓 구내식당형 점심 뷔페까지 폭넓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기,해산물,채식,딸기 뷔페 등 종류도 가지각색이다.연중 한두번 갈까 말까 한 고가 뷔페가 아닌 합리적인 가격대로 언제 먹어도 속 편한 집밥 같은 건강 뷔페 맛집을 추천해본다.
한과채
외관이나 내부 모두 수수하지만 맛만은 진국이다.잡곡밥,죽,국 이외에 여러가지 나물류,전,김치,내국인카지노쌈채류 등 20여가지가 나온다.모두 채식이다.알록달록한 서양식 채소보다 방풍,취나물 등 우리네 수묵화에 가까운 색채의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이다.질리지 않고 속 편한 식단을 제공하는 보물 같은 건강밥상 집이다.(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13 지하/ (02)720-2802/ 1인 1만7000원) ‘철원한식뷔페’의 신선한 음식들.이윤화 제공 
철원한식뷔페(구 화강한식뷔페)
점심시간에 들어가면 경찰,기사,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철원군 내 주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수제 두부로 만든 조림,촉촉한 나물들,가짓수 많은 백반에서나 볼 수 있는 반찬들과 찌개,국 등이 집합해 있다.한번에 많은 양을 만들지 않고 고객의 식사량을 살펴 음식을 만들기에 신선하다.그리운 고향 밥을 뷔페로 즐길 수 있다.(강원 철원군 갈말읍 삼부연로 31/ 010-5217-8652/ 한식뷔페 1만2000원,한식뷔페 도시락 1만3500원) ‘열 명의 농부’의 다양한 쌈 채소.이윤화 제공 
열 명의 농부
시골길을 한참 지나다 보면 만나게 되는 식당.은은한 클래식 음악과 따뜻한 조명,토토 일당환한 햇살이 어우러진 밝고 쾌적한 공간이다.음식 하나하나 보는 것만으로 재료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20가지가 넘는 쌈 채소는 땅의 기운을 머금어 싱싱하고 푸릇하다.오분도미 현미밥은 씹을수록 고소하다.채소의 참맛을 알게 되는 뷔페다.(충북 충주시 신니면 장고개2길 62-46/ 0507-1431-6262/ 유기농쌈뷔페 성인 1만7900원,초등학생 1만2000원,유아 8000원)
글·사진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