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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중국의 한 병원에서 TV 드라마를 촬영 중이던 제작진이 슬픔에 빠진 환자 가족에게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울어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1일 중국 허난성의 한 병원에서 일어났다.
당시 유씨의 어머니는 응급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병실 밖에 대기 중이던 가족들은 어머니를 잃는다는 슬픔에 눈물을 쏟고 있었다.
그런데 근처에서 촬영하던 제작진 중 한 사람이 유씨 여동생에게 다가와 "조금만 조용히 울어달라"고 말했다.촬영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유씨는 "우리는 우는 것도 안 되냐"며 "우리가 당신을 어떻게 방해한 거냐"고 말했지만 어머니가 위급한 상황에서 더 이상 논쟁을 벌일 수 없었다.
제작진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촬영이 끝난 후 병원 매니저라고 주장하는 한 사람이 유씨에게 다가와 촬영을 방해한 혐의로 제작진이 병원을 고소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유씨는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고,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개편논란이 커지자 병원 매니저는 유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영상 삭제를 종용했다.이후 유씨는 홍보 포스터를 보고 이 매니저가 실제로는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유씨는 지난달 3일 드라마 제작진이 사과하기 위해 자신을 찾아왔다고 밝혔다.그는 "공개 사과는 없었지만 병원,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개편제작진과의 만남에서 오해가 풀렸다"고 SNS를 통해 상황을 전했다.제작진은 유씨 가족이 실제 중환자실 환자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대여할 수 있는 전용 세트가 있지 않나?왜 병원에서 촬영하지?" "TV 시리즈 이름 적어놨다.보이콧해야 한다" 등 분노를 표출했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유씨의 어머니는 결국 사건 당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