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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서 탄핵반대 시국선언…찬반집회 동시 진행
질서유지선 두고 양측 갈등 격화에 욕설·고성
재학생 아닌 외부인 대다수…집회장으로 전락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정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2025.02.28.[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서울 대학가를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28일 오전 성균관대,시립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가 시국선언을 진행했다.특히 이날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한 한국외대에서는 탄핵 찬반 집회 갈등이 격화되면서 학교가 외부인들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오후 2시께 '한국외대 민주동문회' 등은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정문 오른편에서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집회 장소에는 '내란 옹호 세력은 외대에서 꺼져라' '내란옹호 규탄한다' '극우세력 물러가라' 등의 현수막이 설치됐으며 참가자들은 "내란세력 물러가라" "윤석열을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2시30분께 같은 장소에 탄핵 반대 측이 집회를 시작하면서 대립이 시작됐다.이들은 소리가 큰 스피커를 이용해 "이재명 구속" "민주당 해체"를 외치며 태극기·성조기를 흔들었다.마이크를 잡은 연사자가 "첸안문(천안문)" "중궈런" "니하오 차이니스" 등을 외치며 탄핵 찬성 측을 조롱하자 갈등이 격화됐다.

경찰은 양측 참가자 간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질서유지선을 설치했다.그러나 이를 기점으로 양측이 서로 마주보고 욕설,리턴 토토고성을 내뱉는 등 충돌 수위가 높아졌다.탄핵 반대 측이 확성기를 들고 "반국가세력,맞고 5 고 점수종북세력 물러가라"라고 외치자 탄핵 찬성 측이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양측 대립이 이어진 가운데 오후 3시께 한국외대 학생 15여명이 탄핵반대 시국선언을 진행했다.한국외대 재학생 김형주(정치외교학과 19학번)씨는 "최근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해야할 국가 기관이 헌법 유린을 불법적으로 자행하고 있다"며 "편향된 법관들이 입맛대로 법률을 재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재는 헌정 질서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이 없다"면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고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정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 뒤로 탄핵 촉구 측 손팻말이 보이고 있다.2025.02.28.반면 정문 왼편은 교내 출입로로 집회 참가자 및 외부인 교내 출입금지 팻말이 붙었다.팻말에는 집회를 목적으로 하는 인원과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재학생들은 집회 소리가 시끄러운 듯 귀를 틀어막거나,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학내에서는 '2025학년도 한국외대 입학식'이 진행됐다.재학생들은 이날 학교가 윤 대통령 탄핵 찬반을 위한 집회 장소로 쓰이면서 행사가 얼룩졌다는 반응을 보였다.실제로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재학생이 아닌 극우 유튜버와 단순 집회 참가자 등 외부 세력이 대부분이었다.

신입생 김민채(인도·아세안학과 25학번)씨는 "입학식 끝나고 밥을 먹고 왔는데 학교에서 이런 식으로 집회를 여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외부인들이 학교에 찾아오는 게 위협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22학번 이모씨도 "신입생들이 학교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입학하는 날에 서로 반대되는 진영끼리 싸우는 모습을 후배들에게 보여줘야 하나 싶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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