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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박지영 기자] 12·3 비상계엄이 터지며 늦어진 경찰 고위급 인사가 단행됐다‘경찰의 꽃’으로 통하는 경무관과 총경급 승진 대상자 목록에는 윤석열 정부 파견 경찰들 상당수가 포함됐는데‘용산의 입김’이 반영된 인사라고 꼬집는 목소리가 거세다.

경찰청은 지난달 27일 경무관과 총경 등 경찰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승진 명단에는 경무관 승진 예정자 30명과 총경 승진 예정자 104명 등 총 134명의 경찰이 이름을 올렸다.승진 대상자 명단에는 용산 대통령실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에 파견 근무 이력이 있는 경찰들이 포함됐다.

경무관 승진 예정 명단에는 지난해‘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에 휩싸였던 김찬수 대통령실 행정관(총경)이 이름을 올렸다.김 행정관은 2023년 서울 영등포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세관 마약수사를 담당하던 백해룡 당시 형사과장(현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총경 승진 예정자 명단에도 용산 대통령실과 국무조정실 등에 파견된 경찰 4명이 포함됐다.국무조정실에 파견됐던 오기덕 경정과 대통령실에 파견됐던 박종현·조영욱 경정,행정안전부 경찰국에 파견됐던 이용두 경정 등이 총경으로 승진했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있는 박종현 경정은 최근 대표적인‘친윤’라인 경찰로 언급되며‘승진 내정설’이 일찌감치 돌기도 했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경찰 인사는 용산(대통령실)과 현 경찰 지도부가 함께 주도하는 것”이라며 “제보에 의하면 이원모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대통령실에 파견된) 박종현 경정이 인사를 챙기고 있다고 한다”며 박 경정의 승진 내정 의혹을 언급했다.

박 경정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서 채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당시 국정상황실에 파견 근무 중이던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를 도와 대통령실과 국가수사본부 사이의 가교 구실을 했다는 주장이다.

군인권센터는 28일 성명을 내고 “박종현 경정은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과 해병대수사단이 정당하게 경상북도경찰청에 이첩한 수사 기록을 불법 탈취하는 데 역할했다”며 박 경정의 총경 승진을 비판했다.박 경정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데 이어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파견돼 근무하기도 했다.

경무관 승진 대상자들을 두고도 이른바‘보은성 인사’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군인권센터는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 백남익 총경,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장 김기종 총경은 12·3 비상계엄 당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함께 서울경찰청 8층 상황실에서 국회 봉쇄를 위한 경력 운영에 적극 가담한 내란 주요종사자라고 지적했다.백 총경과 김 총경은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된 바 있다.

군인권센터는 또 “박종현 경정으로부터 수사 외압과 관련한 전화를 받은 뒤 노규호 경상북도경찰청 수사부장(현 경기북부경찰청 수사부장)에게 이를 전달한 전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 이정철 총경도 이번 인사에서 경무관으로 승진했다”며 “경무관,총경 인사에서도 윤석열 측근이나 내란 관여자들을 승진시킨 것으로 보아 일련의 인사는 명백한 윤석열의‘옥중인사’로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친윤 핵심 경찰들의 승진 내정을 두고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윤건영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경찰 승진 인사를 두고 “용산 대통령실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경찰 인사에 개입한다는 방증”이라고 바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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