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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익의 핵심 기반이 되는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이)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의 ATM기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은행이 예금금리를 큰 폭으로 낮추면서도 대출금리 인하를 망설이면서 예대금리차(예금·대출 금리 차이)가 29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지만 금리 인하 효과가 금융 소비자에게 전해지지는 않는 모양새다.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평균 1.38%포인트로 집계됐다.이는 6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2022년 8월(1.35포인트)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핵심 기반이다.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이른바‘이자 장사’를 통한 이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대출금리가 되레 올랐다는 점은 특히 눈에 띈다.지난 1월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대출금리는 평균 4.44%로 지난해 12월(4.39%)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6개월 전인 지난해 7월(3.86%)과 비교하면 0.58%포인트 높다.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졌음에도 대출금리는 오른 것이다.

같은 달 예금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3.06%로 전월(3.23%) 대비 0.16%포인트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지난해 7월(3.43%)보다는 0.36%포인트 낮다.

은행별로 보면 1월 NH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가 1.46%포인트로 가장 컸고 ▷신한 1.42포인트 ▷하나 1.37%포인트 ▷우리 1.34%포인트 ▷KB국민 1.29%포인트의 순이었다.

금리 인하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다.일반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시장금리가 낮아질 때는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작년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권에 대출 관리를 주문했고 이에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을 관리해 왔는데 이를 그대로 유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이와 별개로 은행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을 이유로 예금금리를 하향 조정했고 결과적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것이다.

예금금리는 즉각적으로 조정하면서 대출금리는 조금씩,강원 랜드 슬롯천천히 내리는 은행의 행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최고금리는 평균 2.98%로 5곳 중 3곳의 최고금리가 2%대로 내려앉았다.반면 5대 은행이 1월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의 평균 금리는 4.25~4.57%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은 올해 들어 대출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피력하며 은행을 압박하고 있다.최근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출 근거 점검에 나선 것도 같은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출금리에 대해 금융당국이 강하게 개입하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기준금리 인하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게 중요하고 필요하다.대출금리도 가격이라 시장원리는 작동해야 한다.이제는 (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이 한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주요 대출의 가산금리를 선제적으로 낮춘 가운데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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