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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지적장애인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80대 건물주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40대 남성에게 1심에서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재판장 양환승)는 9일 지적장애인 직원 김모씨(34)에게 살인을 교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모텔 주인 조모씨(45)에게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는 피해자를 없애고자 하는 감정적·경제적 이유가 충분히 있었고,피고인에게 손쉽게 조종당하는 김씨의 존재가 보태어져 살해를 교사하는 동기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자신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김씨에게 험담과 이간질로 상당 기간 (피해자에 대한) 적대감을 심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범행 도구를 숨기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고,669회 로또수사 과정에서도 수차례 거짓말을 하고 법정에서도 시종일관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며 납득이 힘든 주장을 계속했다”고 했다.재판부는 “김씨의 지적장애를 이용해 일을 시키면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그의 장애인 수당 등을 월세 명목으로 편취한 점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김씨가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 옥상에서 80대 건물주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올해 1월 구속기소 됐다.조씨는 영등포 일대 재개발 사업에서 주민대책위원장을 맡아 토지 소유주를 설득하는 역할을 하면서 A씨와 갈등을 벌였고,669회 로또A씨와 김씨를 이간질한 것으로로 조사됐다.
조씨는 김씨를 모텔 주차장 관리인으로 고용하고 3년 4개월 동안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았다.또 김씨에게 간이 시설물을 내주고 월세 명목으로 매달 50만~60만원을 편취하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조씨의 재판에서 징역 4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지적장애인 김씨는 지난달 4일 1심에서 살인 혐의로 징역 15년과 보호관찰 5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