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 진술을 거부했습니다.
지난 10일 공판에 출석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 〈사진=연합뉴스〉 수원지법 형사13부는 오늘(15일) 김씨에 대한 공판을 열었습니다.지난 대선 경선을 앞두고 10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입니다.
이번이 12번째 재판인데 오늘은 증거 조사와 김씨에 대한 검찰의 피고인 신문이 예정돼 있었습니다.그런데 피고인 신문을 앞두고 김씨 측에서 "포괄적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씨 측은 "법인 카드 사용 건이 아직 수사 중이고,
도박 성공 확률정치적인 상황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그러면서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하는데도 검사가 질문을 이어가면 방어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검사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을 건데 검찰이 계속 질문을 하면 진술 강요가 될 수 있단 겁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권리는 검찰에게 있다"며 "진술 거부권은 진술하지 않을 권리이지 피고인 신문을 거부할 권리는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이어 "진술을 하지 않더라도 질문을 통해 피고인의 표정이나 말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 신문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씨 측 변호인과 검찰 간의 공방이 이어졌고 김씨 측이 검찰에 사과하기도 했습니다.김씨 변호인이 "진술을 거부하는데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면 인권위 제소 계획도 있다"고 말하자 검찰이 "신문을 하지 말란 강요냐"고 반발한 겁니다.이에 변호인은 "실언을 했다.발언 취소하고 사과드린다"고 정정했습니다.
양측이 부딪히자 재판부는 검토에 들어갔습니다.두 차례 휴정 끝에 재판부는 김씨 측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질문을 계속해서 피고인의 표정을 확인하는 것이 진술거부권의 취지에 반할 수 있다"는 겁니다.재판부는 "관련 법을 봤을 때 피고인을 신문할 권한보다 진술거부권의 효력이 상위개념"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김씨에게 "일체 진술을 거부하는 것이 맞냐"고 물었습니다.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소리로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검찰은 이의신청을 하며 반발했습니다."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거부하면 조사도 못 하고 조서도 못 쓰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검찰은 "김씨가 앞선 검찰과 경찰 조사에서 '법정에서 진술하겠다'며 진술을 거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이에 재판부는 "그런 우려 점까지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라며 이의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오늘 계획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재판은 김혜경씨 본인 진술 없이 진행됐습니다.김씨에 대한 결심 공판은 오는 25일 수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