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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변론 절차가 모두 종료됐습니다.12·3 내란으로 시작됐던 윤석열의 시간은 가고,멈췄던 명태균의 시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오늘 <주간 뉴스타파>는 명태균 게이트의 출발점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으로 돌아가,당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한 정치인을 다루고자 합니다.
바로 개혁신당의 이준석 의원입니다.공천 개입 의혹 당시 그는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공천을 포함한 모든 당무의 최종책임자였습니다.뉴스타파는 그간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이준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함께 공천 개입 의혹의 양대 축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당 밖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면,이준석 의원은 당 안에서 명태균과 호흡을 맞춰온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리포트① 윤석열 부부-명태균-이준석의‘VIP 공천선물’
뉴스타파는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된 명태균씨의 녹음파일 다수를 분석한 결과,명씨는 공천 주요 고비마다 윤석열 부부와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에게 도움을 구하고 긴밀히 협력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국민의힘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두고 이미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던 2022년 4월 명태균씨는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이자 자신의 여론조사 실무자인 강혜경씨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강혜경 : 여보세요
명태균 : 우리 공표 조사나,이준석이가 공표 조사나 비공표라도 누구야,토토 db 가격 제로메이저(더불어민주당) 김지수를 이기는 걸 가져와라
강혜경 : 네명태균 : 그러면 전략공천 줄게,이러네
- 2022년 4월 2일 오후 10시 8분 명태균-강혜경 통화 내용
그러나 국민의힘은 창원 의창구 공천 결과를 좀처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이준석 대표가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려고 했지만 경쟁자인 김종양 후보가 같은 대학 출신 정진석 의원과 또다른 윤핵관인 윤한홍 의원 등을 통해 반발했다는 게 명씨의 설명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씨는 이준석 의원의 공천 약속은 변함이 없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명태균 : 거기 (이)준석이가 하도 강기훈이,우리나라 카지노 역사누구 윤한홍이고 정진석이고… 막… 정진석이 고대거든. (고대출신) 김종양이 울고불고 난리 났다고 하대.하도 이 사람 저 사람 해서 막 찔러 들어오고.
그래 가지고‘김영선을 내가 니(이준석)가 지켜라’그러니까‘알았다’하는데,공표 조사 하나 달래.
- 2022년 4월 11일 오전 11시 33분 명태균-강혜경 통화 내용
명태균씨는 김영선 후보가 이기는 여론조사 보고서를 계속 만들어 냈고,작업이 지체되기라도 하면 직원에게 이준석 대표를 언급하며 다그쳤습니다.
명태균 : 아니 시키는 대로 안 할 것 같으면 다 때려치고,내가 어제 (여론조사) 공표 하랬잖아.
강혜경 : 네
명태균 : 그리고 소장이 말을 안 들어면 나한테 빨리 전화줘야지.중앙에서 지금 이준석이하고 빨리 기사 올려라 난리잖아,지금.이번 주에 (공천) 끝난다고.
- 2022년 4월 27일 오후 12시 57분 명태균-강혜경 통화 내용
5월이 되도록 김영선 전 의원 전략공천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5월 9일 새벽,명씨는 이준석 대표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로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듣게 됩니다.
이준석 : 당선인 쪽에서 창원의창 경선 실시하라고 왔다는 거 같은데요
명태균 : 아닙니다.윤한홍이 장난친 겁니다.
- 2022년 5월 9일 오전 12시 23분 명태균-이준석 카카오톡 대화 내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 의창구 전략공천을 반대하고 있다는 정보를 이준석 대표를 통해 들은 겁니다.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한 명씨는 기어이 그날 아침,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입으로 김영전 전 의원의 전략공천 약속을 받아 냅니다.
모든 것은 명씨의 말대로 이뤄졌습니다.다음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은 창원 의창 지역에 김영선 전 의원을 전략공천을 결정 했습니다.그로부터 닷새 뒤인 5월 15일 이준석 대표는 창원 지역을 찾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천에) 잡음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그런데 당원과 국민들이 선택한 후보인 만큼 우리 후보들,공천받은 후보들에게 정당성이 있다,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달 뒤 김영선 후보는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2022년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 의창 전략공천은 명태균을 중심으로,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개입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습니다.
리포트② 명태균 "이준석이 김영선 공천 약속" 검찰 진술 최초 확인
뉴스타파는 지난 해 10월 14일 창원지검 명태균 게이트 수사팀이 작성한 수사보고서에 첨부한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명태균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인했습니다.대화 내용이 기록된 기간은 2022년 3월 25일부터 같은 해 6월 29일까지이다.검찰은 명태균씨의 주거지 거실에 있는 PC를 압수해 포렌식한 결과 해당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했습니다.
뉴스타파는 명태균-이준석 두 사람간의 카카오톡 대화와 명태균씨가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씨와 나눈 대화 등 기존 취재 내용,관련된 이준석 의원의 발언을 함께 분석한 결과,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했던 이준석 의원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창원 의창구 보궐선거를 두달 여 앞 둔 2022년 4월 2일 오후 10시 8분,명태균씨는 강혜경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준석 의원의 약속 내용을 전달합니다.김영선 전 의원이 이기는 여론조사를 가져오면 전략공천을 주겠다는 겁니다.
이 통화가 있은 지 9분 후,룰렛이벤트 배너명태균씨는 이준석 대표에게 고맙다,은혜를 갚겠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다.그리고 명 씨가 감사 메시지를 보낸 지 1시간 40분 후,이준석 대표가 “상대 후보 잡는 수치만 나오면야”라는 답장을 보냅니다.당시 통화 내용과 카카오톡 내용을 종합하면 이준석 대표가 공천을 약속했고 이에 명씨가 감사하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다시 김영선 의원이 이기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으면 된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준석 의원은 그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천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지난 해 11월 2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준석 의원은 “저는 어느 누가 공천 관련해서 얘기해도 전략공천에 대해서 물어보면 딱 원래 전략공천 사전적 정의에 대해서 얘기해줬다.”고 밝혔습니다.
명태균씨와 공천과 관련한 대화를 했다고 해도 원론적인 대화였을 뿐 청탁을 들어준 적은 결코 없다는 취지입니다.그러나 장기간 지역 정가에서 선거 브로커로 활동했던 명씨가 이준석 대표가 했다는 원론적인 전략공천 설명과 김영선 전략공천 약속도 구분하지 못하고 “고맙다” “은혜 꼭 갚겠다”는 감사 인사를 남겼다는 것은 것은 납득하기 힘든 주장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당시 재보궐 선거 공천을 책임지고 있던 윤상현 의원에게도 여론조사 보고서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확인됩니다.
지난 해 11월,이기는 여론조사를 가져오면 이준석 대표가 공천을 주기로 했다는 명태균씨의 육성이 세간에 공개되자 이준석 의원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된다며 반박하기도 했습니다.당시 국민의힘이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는 창원 의창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는 전략 공천을 결정하는 데 아무런 근거도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이준석 : 그러면 보통 그런 얘기를 할 때는 내부에서 경쟁하는 당내 후보와의 경쟁력이 월등한 사람에게 전략공천 주는 거다인데 그거를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한 거잖아요.그건.
진행자 :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이준석 : 그 조사를 갖고 왔다 해서 그걸로 전략공천을 주지는 않죠.예를 들어 대구에 가서 김종배라는 사람을 국민의힘 후보로 타이틀 달아서 민주당 후보 이준석이랑 여론조사 돌리면 압승하세요.그런데 그 자료를 가지고 김종배에게 공천줘야 된다 그런 거잖아요.
진행자 : 아무튼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라는 말씀이실까요?정리하면.
이준석 : 예,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기 때문에 할 수가 없어요.
- 2024년 11월 2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국민의힘 우세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이기는‘당연한’여론조사를 요구했을 리 없다는 이준석 의원의 주장은 명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정면 배치됩니다.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뿐만 아니라 같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보고서도 이준석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명씨는 2022년 4월 30일과 5월 6일 이준석 대표에게 여론조사 보고서를 파일로 전송했는데 이 두 건의 보고서는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당시 윤핵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종양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공천 비리 의혹을 부인해 왔던 명태균씨는 검찰이 이준석 대표와의 카카오톡 대화 등을 제시하자 결국‘이준석 대표의 공천 약속’을 시인했습니다.지난 해 11월 9일 창원지검이 진행한 명태균의 피의자 신문에서 검사가 “이준석으로부터‘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를 앞서는 결과를 확보한다면 김영선을 공천해 주겠다는’라는 약속을 들은 게 아니냐고 추궁하자,명씨는 “이준석은‘경선 상대 후보를 이기는 수치가 나오면 김영선을 공천해 주겠다’라고 말한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종합하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명태균씨의 청탁을 받고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는 사실이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와 검찰 기록을 통해 확인됐습니다.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보고서를 요구하고 반복적으로 제공받았을 뿐만 아니라 윤상현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에게까지 전달하도록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설령 사법적 책임을 별개로 하더라도 차기 대선 출마를 공언하고 있는 이준석 의원이 지난 공천 과정에서 명씨와 벌인 부적절한 처신은 공당 대표로서의 윤리적 책임과 의무를 망각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명태균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와 관련해 “당헌 당규에 근거안 안내를 했다”며 공천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명태균씨로 하여금 함성득 교수를 통해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에게도 김영선 후보에 유리한 여론조사 보고서를 전달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후보자 경쟁력을 입증하기 위해 자료를 공관위에 제출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공관위에 따로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