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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유명한 브랜드 식음료나 유행하는 것들에 우리 한국인들은 꽤나 민감한 것 같다.
미국의 커피체인‘블루보틀’매장이 국내 오픈했을 때에도 그러했고,또 미국의 햄버거 체인‘파이브가이즈’와‘쉐이크쉑’국내 진출 때에도,캐나다에서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로컬 커피브랜드‘팀홀튼’이 최근 국내 상륙할 때도 그랬다.개장 전날 새벽부터 길게 줄을 이은 사진들이 먼저 퍼져나가고,다녀온 이들이 서둘러 올리는 인증샷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강타한다.
이렇듯 한국의 소비자들이 트렌드에 민감하고 굉장히 까다로운 취향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한국 시장을 해외 유수의 브랜드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의미있게 주목하느냐고 묻는다면 글쎄,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전세계 브랜드의 각축장,두바이
일단은 필자가 경험하기에는 서울보다는 두바이야말로 전세계 브랜드들이 그 어느 곳보다도 앞다퉈 먼저 매장을 열고 성공을 점쳐보는 각축장이다.앞서 언급한 파이브가이즈,쉐이크쉑,팀홀튼 같은 브랜드들은 이미 한참 전에 두바이 곳곳에 들어와 있던 브랜드라 별로 새로울 것도 없다.특히 유럽이나 중동 지역의 브랜드들 대부분은 한국에 론칭조차 하지 않지만 이곳 두바이에서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런 두바이를 최근 그 어느때보다 뜨겁게 달구고 있는게 바로‘픽스 초콜릿’이다.틱톡,유튜브,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두바이 초콜릿’이란 별칭으로 퍼져나가고 있는데 독특한 것은 오프라인 매장이 없다는 점이다.
공식 홈페이지도 없이 단지 온라인 주문과 배달 시스템을 통해서 그것도 오직 두바이에서만 판매되고 있는데도 전세계에서 이 초콜릿을 구하지 못해 안달이라고 한다.보다 못해 직접 이 초콜릿을 만들어먹는 방법까지 퍼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Can’t get knafe of it!
인스타그램 @fixdessertchocolatier총 7종류의 초콜릿바를 판매하고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아랍권에서 즐겨먹는 디저트인 크나페와 피스타치오,타히니(참깨 소스)가 필링으로 들어있는‘Can’t get knafe of it‘(Can’t get enough of it 말장난- 크나페는 먹어도 먹어도 충분치 않아!)이다.
어느 한 틱톡커가 업로드한 초콜릿 영상 (압도적인 사이즈의 초콜릿 바를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녹색 필링이 주르륵 흐르는 영상)이 5000만 뷰를 넘고 입소문을 탄 이후로 전 세계에서 픽스 초콜릿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으며,그 중 크나페 초콜릿이 대표상품에 등극하게 되었다
구매는 매일 오후 5시에 열리는 주문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금방 매진이 되기 때문에 구매 성공하기가 몹시 어렵다는 이야기만 듣고 필자는 도전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런 방식의 티켓팅과 예약 전쟁에 익숙한 필자의 아내가 한 번 도전해 보겠다고 나섰다.“내가 한번 해볼께.”
솔직히 기대 안하고 있었는데,수많은 한국인들 사이의 경쟁에서 다져진 평소 실력이 녹슬지 않았는지 오후 5시가 되자마자 빛보다 빠른 주문 클릭 속도를 손보였고,어느새 손쉽게 두툼한 초콜릿을 손에 넣을 수가 있었다.허허.
왜 인기인지 알 것 같다
한 인플루언서가 두바이 초콜릿을 오픈하고 있다 / 출처=인스타그램 @happyjjallang맛은 어떨까.초콜릿을 받아들자마자 가장 인기가 좋다는 크나페 피스타치오 맛부터 보았다.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얇은 초콜릿 바의 서너배는 되는 두께에 어른 손바닥보다 큰 면적의 초콜릿을 반으로 가르자 연두색의 필링(속재료)이 가득 터져나왔다.
참고로 필자의 입맛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전형적인 한국인 아재 입맛으로 얼큰하거나 매운것을 좋아하고 단 음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단걸 먹고 난 뒤 갈증 생기는것도 싫고,
챔스 패키지무엇보다 나이를 먹으면서 당뇨병에 대한 걱정도 들기 때문이다.
첫인상은 숏폼에서 눈에 확 띄는 소재로 쓰이기에 제격이란 생각이 들었다.바이럴 성공의 일등공신이 바로 이 독특한 외양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한입 베어먹어보니 그렇게까지 달지는 않았다.먹다보니 겉면의 초콜릿이 달고 속재료 자체는 그렇게 달지 않아 조화를 이루는 듯했다.
무엇보다도 ASMR도 가능할만큼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소리가 입안에 가득 울린다.어디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식감이었다.아무리 특이하게 생겼다지만,초콜릿이 종류가 얼마나 많고 전통 강자 브랜드들의 수준이 얼마나 탄탄한데,단순히 마케팅만으로 이 정도 인기를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냐 하는 의문이 이제야 조금 풀렸다.MZ세대를 타겟으로 한 SNS에 특화된 브랜딩 및 마케팅도 주효했겠지만,
챔스 패키지마케팅을 떠나서 우선 맛있기 때문이다.단걸 안좋아하는 한국인 중년 남성도 만족시켰으니 인정한다.
인스타그램 @happyjjallang재미난 점은 픽스 초콜릿이 2021년 런칭된 비교적 신생 브랜드라는 것이다.현재도 별도의 오프라인몰이나 공식 홈페이지는 운영하지 않아 배달앱을 통해서만 제품 구입이 가능하며,SNS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이 픽스 초콜릿의 유일한 홍보수단이자 소통창구이다.
픽스 초콜릿의 탄생과 현재의 위상에 다다르게 된 과정과 면면을 살펴보니 역으로 우수한 국내발 상품,서비스의 해외 수출 시 마케팅 아이디어로 활용되어도 아주 좋을 사례가 될 것 같다.탄탄한 브랜딩과 SNS 마케팅을 통해 전세계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데,반짝 인기로 끝날지 아니면 앞으로도‘두바이에 가면 꼭 먹어봐야할 초콜릿’으로 자리매김하고 오랜 전통을 가진 초콜릿 가게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아랍 항공 전문가와 함께 중동으로 떠나시죠!매일경제 기자출신으로 현재 중동 외항사 파일럿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가 복잡하고 생소한 중동지역을 생생하고 쉽게 읽어드립니다.
※ 참고자료
- KATI,2024.05.20 전세계 SNS 대란템,두바이 픽스 초콜릿 (Fix Chocolate),https://zrr.kr/KZCS
- 두바이관광청,2024.05.24,난리났네!난리났어~ 지금 온라인에서 떠들석한‘두바이 초콜릿!어디에서 구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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