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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지금부터는 MBC가 탐사취재한 내용,타크트로이메 샌들연속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전반기 임기가 이번 주 종료되는데요.
전국 243개 광역·기초의원들의 지난 2년간 공무국외출장 관련 기록을 전수조사해봤더니 '외유'로 의심되는 해외출장이 천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남효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지난달 7일,인천국제공항.
흰색 모자와 선글라스 차림의 한 남성이 여행 가방을 끌며 입국장을 통해 들어옵니다.
서울 동대문구의회 이태인 의장입니다.
[이태인/서울 동대문구의회 의장]
"<이태인 의장님이시죠?> 아니‥모르는데요.저 아닌데요."
불과 2주 전에도 같은 자리에서 마주쳤던 이 의장.
그때도 똑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이태인/동대문구의회 의장]
"아닌데요.<이태인 의장님 아니세요?> 아니 왜 그러시는데요?"
지난 4월 16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선진 지역'을 시찰한다며 서울 구의회 의장단과 홍콩,마카오를 다녀온 이 의장.
입국 열흘 만인 4월 29일 다시 동대문구 의원들과 출국해 7박 9일 일정으로 체코·오스트리아·헝가리를 다녀왔습니다.
[이태인/서울 동대문구의회 의장]
"<지금 어디 갔다 오시는 길인지 말씀해주시겠어요?> 말을 할 수가 없는데요."
연이은 해외 출장에서 무엇을 배웠고,어떻게 의정에 접목시킬지를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태인/서울 동대문구의회 의장]
"<어떤 거 공부하러 가신 거예요?>‥"
지방의회 의장단이 교체되는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인천공항 입국장은 연일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지방의회 의원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정병관/경기 여주시의회 의장]
"<혹시 정병관 의장님이세요?> 누구요 저요?<안녕하세요 저 MBC의 남효정 기자입니다.>"
경기 여주시의회 정병관 의장 역시 경기도 시·군의회 의장들과 함께 4월 24일부터 그리스와 튀르키예를 다녀왔습니다.
7박 9일 동안 공식 일정은 국회의사당과 시청,시의회를 방문한 단 두 건.
나머지 일정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과 이스탄불 성소피아 성당 등 세계적인 관광지 방문으로 채워졌습니다.
사실상 여행 아니냐고 묻자,배운 게 많았답니다.
[정병관/경기 여주시의회 의장]
"튀르키예 의회 방문을 통해서 우리 그 여러 의회의 상황하고 같이 비교평가를해서 '우리하고 어떻게 접목이 되느냐' 그런 상황을 갔다 온 거죠."
숱한 논란과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꿋꿋하게 반복되고 있는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그 실태를 알기 위해 MBC는 언론사 최초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전국 243개 모든 광역·기초의원들의 국외공무출장 내역을 전수조사했습니다.
현 지방의회 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된 2022년 7월부터 2년 동안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전국의 지방의원은 3천8백여 명.
4년 임기 중 딱 절반이 지난 지금까지 이들의 해외 출장은 1,158회에 달했습니다.
한 달 평균 48회,매일 1.6회씩 출장을 명목으로 해외에 나간 겁니다.
광역의회 중에는 제주도의회가 2년간 42회로 가장 많이 나갔고,서울시의회 34회,경기도의회 33회,경북도의회 20회 순이었습니다.
기초의회 중 해외 출장을 가장 많이 간 곳은 18번 나간 경북 포항시의회였고,전북 전주시의회와 경북 경주시의회였가 13회로 뒤를 이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희건·위동원 / 영상편집: 조민서 / 자료수집: 최은지·여승현
◀ 앵커▶
2년 동안 천 번 넘게 간 지방의원들의 해외 출장.
그 비용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그래서 243개 지방의회 의원들의 출장 비용도 전수조사했는데요.
2년간 투입된 세금만 2백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조국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인구 41만 명의 인천 미추홀구.
최근 전세사기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데다,치안이나 구도심 개발 문제 등 지역 현안이 산적한 곳입니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다양해지는 주민 요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차원에서,타크트로이메 샌들미추홀구의원들은 지난달 7박 9일 일정으로 해외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출장지와 목적부터 뜬금없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역사와 지식을 습득하겠다",일정 대부분이 관광지 방문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출장 이후 작성한 결과 보고서에도 '문화' 관련 언급은 많지 않습니다.
'마드리드의 거리를 걸으며 생동감을 느꼈다','알함브라 궁전과 그라나다 대성당을 방문해 문화 교류를 할 기회를 가졌다' 정도입니다.
이들은 9일 일정 중 환경단체와 돌봄센터 등 서너 곳을 공식 방문해 구색을 맞췄지만,타크트로이메 샌들그마저 시급한 지역 현안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번 출장에 들어간 9천5백만 원을 부담한 곳은 다름 아닌 '미추홀구의회'.
세금 쓰고 다녀온 겁니다.
[배상록/인천 미추홀구의회 의장]
"많이 가서 보고 옴으로 해서 아는 게 생겨요.아는 만큼 또 보이잖아요.(의회가) 나아갈 방향이 보일 것 아닌가‥(혈세를) 헛되이 쓰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임기 전반기 2년 동안 42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온 제주도의회.
역시 출장 경비로 4억 4천만 원의 세금이 투입됐습니다.
특히 김경학 의장은 가장 많은 11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해외 체류 기간만 59일.
2년 중 두 달을 나라 밖에 있었습니다.
[제주도의회 관계자 (음성변조)]
"어느 한 분이 42회에 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제주도는 또 이제 기초의회가 없다 보니까 출장도 많을 수밖에 없어요."
전국 광역·기초의회 243곳 소속 의원들이 지난 2년 동안 해외출장을 가면서 쓴 의회 예산을 모두 확인해 봤습니다.
1,158번 해외에 나가는 데 들어간 예산은 240억 원.
광역의회 중에는 경기도의회가 가장 많은 12억 9천만 원을 썼고,서울시의회 10억 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비수도권에서는 재정자립도 최하위권인 전남도의회가 해외출장에 5억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초의회 중에는 전북 전주시 3억 9천만 원,경남 창원시 3억 2천만 원,서울 강남구 2억 8천만 원 순이었습니다.
지방의회마다 서로 뒤질세라 세금을 써가며 경쟁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상황.
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건 출장비 재원인 지자체 예산 심의 권한을 의원 스스로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A구의장 (음성변조)]
"아주 법을 바꿔서 못 나가게 하든지‥직무유기잖아요.국가에서 지방의원들이 (해외) 나가서 보고,교류도 하고 이렇게 하라고 만들어 준 걸‥"
'외유' 경비를 스스로 결정하는 구조에 별다른 견제 장치마저 없는 사이,시민의 혈세는 줄줄 새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환·이상용 / 영상편집 : 장예은 / 자료조사 : 도윤선·안은진·강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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