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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이 우즈베키스탄에 고속철을 수출하기로 한 것은 우리만의 독자 기술로 만든 고속철의 첫 수출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30년 전 테제베(TGV)의 일부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간 현대로템의 엔지니어들은 현지에서 무시와 텃세를 경험했으나,이제는 차량을 수출하는 수준으로 올라서게 됐다.
고속철은 일반적으로 시속 200㎞ 이상으로 운행하는 철도 차량을 말한다.고도의 철도 기술이 집약돼 있어 고속철 제작 기술을 가진 나라는 프랑스,시애틀 크라켄독일,일본,시애틀 크라켄중국,스페인,이탈리아 등 일부에 불과하다.
현대로템은 우즈베키스탄에 시속 250㎞급 고속철 6편성(총 42량)을 공급하고 경정비 2년,중정비 9개월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총 2700억원 규모다.
현대로템은 1994년 프랑스 알스톰사의 고속철‘테제베(TGV)’를 라이선스 생산하고,일부 기술을 이전받는 방식으로 고속철 개발을 시작했다.당시 프랑스 엔지니어들은 현지에 파견된 한국 엔지니어들에게 “한국은 절대 고속열차를 개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2004년 한국 최초의 고속철 KTX-Ⅰ이 운항을 시작했지만,이는 프랑스 알스톰사 제품‘TGV 레조’를 한국 실정에 맞게 편성량을 조정하고 회생제동 등의 기능을 추가한 수준에 불과했다.현대로템의 엔지니어들은 프랑스에서 이전받은 일부 기술을 바탕으로 밑바닥부터 기술을 개발했고,프랑스가 공개를 거부한 기술은 열차 제작 과정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흡수했다.개발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은 국내 교수진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시험을 반복하며 해결했다.
그 결과 현대로템은 2008년 동력 집중식 고속철인‘KTX-산천’을 처음 출고했고,한국은 세계 네 번째로 고속철을 개발·상용화한 국가가 됐다.매끄러운 유선형의 선두부가 특징인 KTX-산천은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인 산천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양 끝의 동력차를 포함해 10량이 1개로 편성되는 KTX-산천은 지금도 경부선·경전선·동해선·호남선·전라선 내 일부 구간에서 운행하고 있다.
국산 고속철 개발에 성공한 현대로템은 동력분산식 구동 방식이 적용된 고속철 개발에도 도전했다.동력집중식은 열차 맨 앞과 맨 뒤 차량에만 동력원이 탑재돼 있지만,동력분산식은 모든 차량에 동력원이 분산 탑재되는 방식이다.별도의 엔진룸 없이 각 차량 하부에 추진 장치가 달려 있기 때문에,지하철처럼 맨 앞과 뒤의 칸도 승객 좌석으로 활용할 수 있다.또 가속과 감속이 부드럽다.현재 전 세계 고속철의 70% 이상이 동력분산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07년부터 약 8년간 국책과제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과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을 연구했고‘해무’라는 명칭의 HEMU-430X 개발에 성공했다.해무는 2013년 3월 시운전에서 최고 시속 421.4㎞를 기록했는데,이로써 한국은 일본(1996년·443㎞/h),프랑스(2007년·574.8㎞/h),중국(2010년·487.3㎞/h)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시속 400㎞대 고속열차를 개발한 나라가 됐다.
다만 해무는 연구개발용 차량이라 실제 승객을 태우고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의 개발이 필요했다.이에 현대로템은 소음,진동,안전성 등에서 철도안전법 기술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EMU-260 개발에 착수했다.2019년 현대로템은 EMU-260의 초도 편성을 출고했고,2021년 국민 공모로 지어진 KTX-이음이라는 이름과 함께 운항을 시작한다.
KTX-이음은 탑재된 모든 기술이 한국의 독자 기술이다.기존 양산 차량인 KTX-산천은 후방 팬터그래프(열차 지붕 위에 달아 전선에서 전기를 끌어들이는 장치) 운용 방식과 객차와 객차 사이에 대차를 배치하는 관절 대차 방식에서 TGV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KTX-이음은 이 부분도 국산화에 성공했다.양 끝의 동력차가 사라지면서 6량 1개 편성으로 간소화된 KTX-이음은 중앙선·경강선·영동선·중부내륙선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기존 KTX-이음 대비 최고 속도가 320㎞/h로 개선된 KTX-청룡(EMU-320)을 처음 출고하며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KTX-청룡은 지난 5월부터 경부선과 호남선 일부 구간에서 본격적인 운행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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