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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이나 추간공 좁아져 신경 압박
짧은 거리 걸을 때도 통증·저림 겪어
추간공확장술로 신경가지 압박 감소
67세 A씨는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NIC)으로 몇 년 전부터 일상에 큰 제한을 받기 시작했다.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의 강도가 날로 심해지다 최근에는 발생 빈도도 급격하게 늘었다.가벼운 등산이나 산책 중에도 갑자기 허리와 다리에 심한 통증이 발생해 멈춰야 했다.상태는 점차 악화해 짧은 거리도 통증을 견디지 못해 몇 번이나 주저앉거나 쪼그려 앉아 쉰 후에야 다시 걸을 수 있었다.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은 척추관협착증 환자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익숙한 용어다.이 증상은 환자가 불규칙하게 일어나는 신경에 원인을 둔 통증과 저림 탓에 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취한 후에야 다시 걸을 수 있는 패턴이 반복되고 걸음걸이마저 바뀌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척추관협착증에서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로,오카다 슬롯척추 중앙을 지나는 척추관이나 추간공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주로 허리를 꼿꼿이 세워 걸을 때 심해지는 물리적 압박으로 환자가 불규칙하게 통증이나 저림을 겪게 되는 것이다.보통 환자는 100m도 채 되지 않는 거리조차 걷다 쉬기를 반복한다.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굽힌 자세가 공간을 잠시 넓혀주기 때문에 잠시 통증이 완화돼 다시 걸을 수 있게 된다.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의 주요 원인인 척추관협착증은 신경다발이 지나는 척추 중앙부의 척추관 또는 신경다발의 양쪽으로 두 개씩 갈라져 나가는 추간공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발생한다.신경이 지나는 공간 주변의 뼈와 인대가 퇴행 변화로 점차 두꺼워지고 탄력이 줄면서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대표적인 척추 퇴행성 질환이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은 "진료실로 들어오는 환자의 자세와 걸음걸이만으로도 환자의 병증이 예상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박 원장은 "정확한 진단은 첨단 영상 장비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겉보기 증상은 유사해도 원인이 신경이 아닌 혈관인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자가 진단법으로는 서서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거나 누워서 다리를 드는 동작을 반복하는 방법이 있다.허리를 구부리고 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할 때 큰 불편감이나 통증이 없고,오히려 오래 허리를 꼿꼿이 세워 걷는 것이 힘들면 척추관협착증에 가깝다.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걷는 동작은 척추관과 추간공을 긴장시켜 좁게 하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은 구부리거나 쪼그려 앉을 때 상대적으로 긴장이 풀리고 편하게 느껴진다.
반대로 허리를 구부리거나 다리를 들어 올릴 때가 더 불편하고 무언가 빠지는 느낌이 들며 통증이 심해지면 허리디스크에 가깝다.허리디스크는 일반적으로 척추의 앞(배)쪽이 아닌 뒤(등)쪽으로 탈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따라서 허리를 구부려 들어 올리는 동작이 이미 탈출·파열이 진행된 디스크 상태를 악화시키는 역할을 해 더욱 불편하거나 상대적으로 더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서울 광혜병원에서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의 치료를 위해 추간공확장술을 시행하고 있다.이 시술은 특수 키트를 이용해 신경에 가해지는 물리적 압박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박 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특수 키트로 추간공 내외측 인대와 척추관 후방부에 위치한 황색인대를 절제해 물리적 공간을 확보한다"며 "이를 통해 넓어진 공간으로 신경 주변에 생화학적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들까지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간공 외측 인대를 절제해 확보된 공간은 신경가지에 대한 압박을 줄이고,오카다 슬롯추간공 내측과 척추관 후방부 황색인대를 공략해 확보한 공간은 아래 마디로 갈라져 나가는 신경가지의 출발 부위 쪽이 눌리는 것을 풀어준다"면서 "즉 한 번의 공간 확보로 두 개의 신경가지에 대한 물리적 압박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