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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주문도 한옥예배당 100년’(신앙과지성사) 책을 쓰고 나서 생긴‘마음의 빚’이 있었다.그 빚은 6·25전쟁 당시 진촌교회(현 서도중앙교회) 담임 나정희 전도사의 회고록을 읽다가 생긴 것이다.
“1950년 7월 6일 아침 일찍 교회 청년들을 소집했다.교회로부터 4~5㎞ 떨어진 수섬 쪽에서 많은 사람의 시체가 떠밀려 와 심한 악취가 동리까지 들어오므로 시체들을 파묻기 위해 삽과 곡괭이를 가지고 청년들과 함께 수섬까지 가서 약 13명 정도의 시체를 파묻었다.”
주문도 남단의 무인도 수섬에 떠내려온 시체는 전쟁 발발 직후 어디선가 희생된 민간인들의 것으로 추정된다.그러나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서 희생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70여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유해 발굴은커녕 추모 행사도 없었다.역사학도로서 죄송한 마음이 생겼다.그래서 서도중앙교회 박형복 목사에게 “현장에 가서 기도라도 하자”고 제안했다.마침 그 교회 김윤희 장로가 낚싯배를 가지고 있어 그 배로 방문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지난달 처음으로 수섬을 방문했다.10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바위섬이었다.파도에 밀려온 쓰레기가 쌓인 모래톱이 두 군데 있어 시체가 묻혀 있을 만한 곳을 파 보았으나 돌과 나무뿌리가 얽혀 있어 곡괭이질도 어려웠다.결국 과학적 탐사 장비가 없으면 유해 발굴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우리는 섬을 떠나기 전 손을 잡고 기도했다.
“우리는 이곳에 묻힌 희생자들이 누군지 모릅니다.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모든 것을 아시는 주님,아벨의 피의 호소를 들으셨던 주님께서 이곳에 묻힌 희생자들의 호소도 들어주실 줄 믿습니다.저들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며 간절히 비옵기는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뿐더러 보복과 증오 대신 용서와 사랑,Andar bahar 온라인평화의 물결이 넘쳐나게 하옵소서.”
기도를 마치고 배에 오르기 전 “교수님,Andar bahar 온라인이번엔 지팡이 안 찾으세요” 하는 목사 부인의 말을 듣고 섬 주변을 둘러보았다.바닷가 쓰레기 더미에서 나뭇가지 하나를 발견했다.가볍기도 하였거니와 오랜 세월 파도와 모래에 씻겨 앙상한 것이 그곳에 묻힌 희생자의 뼈 같았다.
지팡이를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다.곁가지들을 쳐내고 지저분한 껍질을 벗겨 낸 다음 사포로 다듬고 니스를 칠하면 끝이다.그것은 죽은 나뭇가지에 불과했던 것이‘하나님의 지팡이’로 변신하는 과정과 흡사했다(출 4:1~20).그렇게 나무는 지팡이로 변하면서 위아래가 바뀐다.뿌리 부분이 위로 가고 가지 부분이 아래를 향한다.처음이 나중 되고 나중이 처음 되는 것과 같다.가치관과 지향점이 180도 바뀐다.
그런데 손잡이 부분을 다듬다가 가지와 뿌리 사이에 새끼손톱만 한 검은 돌이 박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자세히 보니 박힌 돌이었다.생나무 시절 날아와 박힌 돌을 나무는 내치지 않고 보듬어 안고 함께 자란 결과 둘이 한 몸이 된 것이다.
그렇게 지팡이에 박힌 돌은 무인도에 묻힌 희생자의 몸속에 박힌 총알 같았다.그래서 더 애틋했다.또한 바울이 고백한‘육체에 가시’(고후 12:7) 같았다.바울은 고질적인 질병 때문에 늘 고생했다.그래서 그것을 없애 달라고 세 번이나 간구했다.그러나 그때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는 주의 음성을 들었다.그 가시는 받은 은혜가 너무 커서 교만해질까봐 그의 몸속에 심어 놓으신 주님의‘제어장치’였다.그 가시 때문에 바울은 은혜의 통로인 겸손의 자리를 끝까지 지킬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내게도 남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치명적 약점,Andar bahar 온라인육체의 가시가 있다.그 가시는 교만하거나 게으를 때면 사정없이 찔러 대 다시 무릎 꿇게 하였다.그 덕분에 이만큼이나마 목사직을 유지한 것이 아닌가 싶어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돌이 박힌 지팡이를 짚고 집을 나선다.
글=이덕주 목사·전 감리교신학대 역사신학 교수·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