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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가 드라마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 인수전에 나서는 독특한 투자 행보를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시장에서는 그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로서의 입지를 다져온 큐캐피탈의 밸류업(기업가치 상승) 전략이 초록뱀미디어에도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경영권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매각 주관은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거래 대상은 최대주주인 씨티프라퍼티가 보유하고 있는 초록뱀미디어 경영권 지분 39.33%다.거래 규모로는 1500억~2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큐캐피탈의 투자 행보를 두고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문화 콘텐츠 기업은 PEF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색적인 투자처이기 때문이다.초록뱀미디어는 드라마 '올인','주몽','추노',
온타리오 복권, 게임 주식회사'거침없이 하이킥 시리즈','펜트하우스 시리즈','나의 아저씨','나의 해방일지','또 오해영' 등을 제작한 종합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다.
콘텐츠 제작 외에도 연예 버라이어티 채널 케이스타(K-STAR),드라마·버라이어티 전문 채널 위라이크(WeLike) 등을 운영하고 있다.코스닥 상장사 티엔엔터테인먼트를 자회사로 둬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티엔엔터테인먼트는 장윤정,이지혜,이영자,홍진경,이찬원 등 유명 연예인이 소속돼 있다.
수익률에 냉정한 PEF 업계에서는 문화 콘텐츠,엔터테인먼트 투자는 사실상 금기시하던 영역으로 통했다.제조업이나 소비재 산업과 달리 재무구조나 생산능력 조정을 통한 실적 개선,밸류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소속된 PD,작가,
온타리오 복권, 게임 주식회사연예인 등 인적 자원에 대한 의존률도 높은 데다 이들에 의해 기업가치가 좌우돼 리스크가 큰 영역인 데다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힘든 것으로 전해진다.
A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문화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영역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불리는 스타들로 실적을 내거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스타들의 평판이 예기치 못하게 꺾이는 경우 등이 있어 컨트롤 불가능한 리스크도 크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감독,배우,
온타리오 복권, 게임 주식회사작가,제작비,시나리오 등에 대한 투자 금액 등 대비 실적도 비례하지 않는다"며 "일반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영역에 투자하려는 사모펀드 운용사가 투자하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초록뱀미디어 같은 문화 콘텐츠 제작사는 드라마 하나가 잘 되면 소위 말하는 '대박'이고 잘 되지 않으면 이른바 '쪽박'인 비즈니스"라고 평가했다.이어 "현재 드라마 등의 콘텐츠가 생각보다 뜨기 쉽지 않은 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경쟁률이 많이 떨어진 만큼 열악한 상황이다 보니까 투자에 선뜻 나서기는 어려운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큐캐피탈이 1999년 CRC로 출범해 구조조정 투자 분야에서 쌓은 경험이 풍부한 만큼 초록뱀미디어의 경영정상화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있다.초록뱀미디어는 2020년부터 작년까지 지속적으로 순손실을 내고 있는 적자 기업이다.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9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이에 더해 초록뱀미디어는 2023년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거래정지 사유가 발생한 상황이다.
그간 큐캐피탈은 법정관리업체,은행관리에 있던 부실기업 등의 법정관리를 조기 종결시키며 이들 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이끌었다.큐캐피탈이 M&A에 나서 구조조정에 성공한 업체는 동성철강공업(현 NI스틸),유원건설(현 울트라건설),대성목재공업(현 동화기업 인천 생산기지) 등이다.
문화 콘텐츠 영역의 투자 노하우가 있는 점도 기대 요소다.그럼에도 큐캐피탈은 PEF 운용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문화콘텐츠 투자를 꾸준히 해왔다.큐캐피탈은 IBK캐피탈과 손잡고 QCP-IBKC콘텐츠투자조합(231억원)을 통해 영화 기생충,극한직업,엑시트,국가부도의날,1987 등에 투자한 바 있다.해당 펀드의 내부수익률(IRR) 25% 수준이다.
계열사인 큐로홀딩스도 영화,드라마 관련 사업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볼트온(동종 기업 추가 인수) 전략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2016년 큐로홀딩스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총괄 프로듀싱한 이성훈 대표의 회사인 '영화사나인'을 인수해 영화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드라마 치즈인더트랩제작사 에이트웍스,연예매니지먼트 열음엔터테인먼트 등도 인수했다.
업계는 큐캐피탈이 초록뱀미디어 인수 후 성과를 내면 문화 콘텐츠 투자 영역에 있어 선구자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C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두산건설 등의 트랙레코드를 쌓으며 대표 CRC로 자리 잡은 큐캐피탈의 정체성이 '초록뱀미디어'에도 통할지 궁금하다"며 "큐캐피탈이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잘 구사해 성공적인 트랙레코드를 남긴다면 PEF 업계의 문화 콘텐츠.엔터사 투자도 점차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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