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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48억원 상당 횡령·배임한 혐의…조력자 강모씨 징역형 집행유예
법원 "피해액 26억 달하고 회복 안 돼…잘못 여전히 인식 못해"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 수사 과정에서 횡령·배임 혐의가 발견돼 재판에 넘겨진 황욱정 KDFS 대표(70)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KDFS는 KT텔레캅의 시설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업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등으로 기소된 황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또 보석 인용 결정을 취소하고 법정 구속했다.
배임 혐의를 받는 조력자 경영지원팀장 강 모 씨에게는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황 대표의 다양한 혐의 중 용역 업무 관련 허위 자문 수수료 지급과 자사주 취득금지 위반,월드컵 최다골차이특별성과급 명목으로 부당이익을 취득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하지만 △자녀 2명 허위 직원 등재 △가족 및 지인들에게 법인카드 교부 등 나머지 혐의들은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KDFS에서 공공적 성격을 갖는 KT에 과거 인맥으로 알고 있던 담당자들에게 부정 청탁을 하고 법인카드로 금전적 이등을 제공하며 KT로부터 (일감) 물량을 대거 받아 급격한 매출을 올렸다"며 "위법적인 방법으로 회사 이익을 증진시켰고 그렇게 불법적으로 얻은 이익을 자신이 무단으로 자식들에게 향유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적인 인맥을 위해 제3자에게 무단으로 법인카드를 교부하기도 했으며 스스로 12개에 달하는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며 "매우 비도덕적일 뿐 아니라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피해액 합계가 26억 원에 달하고 그중 8억5000만 원 정도를 변제했으나 여전히 충분한 회복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여전히 회사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변하며 무엇이 잘못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강 모 씨에 대해선 범행에 적극 조력했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월드컵 최다골차이특별성과급을 지급 받은 점 외엔 범죄수익을 직접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실형을 선고 받은 황 씨는 재판이 끝난 뒤 아무런 말없이 재판부를 바라보다가 방청석에 고개 숙여 인사한 뒤 퇴장했다.
앞서 황 대표 측은 재판 과정에서 배우자가 회삿돈 1억 원으로 외제 차를 구입하고 법인차량을 사적 사용한 혐의에 대해서만 인정·반성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황 대표는 2016년 KT 하청업체 KDFS 대표로 선임되기 전 KDFS 초기 최대 주주였던 강상복 전 한국통신산업개발(KTRD)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허위 자문료 지급,월드컵 최다골차이재하도급 등 수법으로 약 21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또 경기 광주시 쌍령동 재개발 관련 수익금(32억 원) 중 14억 원을 특별상여금 명목으로 임의 소비하고 두 자녀를 허위 직원으로 등재해 급여·법인카드·사무실 임차료 등 7억원 상당을 지급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 배우자 및 지인들에게 법인카드를 사적 사용하게 하는 등의 혐의들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구현모 전 대표 등 KT 경영진이 KDFS에 건물 관리 일감을 몰아주고 이를 통해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이에 검찰은 지난 5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하도급법) 혐의를 받는 구 전 대표와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연루된 전직 KT 임직원들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