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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예능‘신들린 연애,역술인들의 연애 리얼 프로그램
1200만 관객 끈 영화‘파묘’등 MZ 역술인 이야기 대중적 소재로
국민일보 사설 “지상파가 샤머니즘 조장한다” 등 우려 시선 여전
“한국 사회,점술에 이중적 시선”,“불황,불안한 시대에 미디어가 선택”
신점,무당,역술인 등을 소재로 다룬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자 지상파까지 이 소재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역술인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는 미신을 조장한다거나 비과학적이며 타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자극적 전개가 펼쳐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그러나 올해 최고 흥행작인 영화 '파묘'의 사례 등으로 대중적인 관심이 늘어났고 하나의 콘텐츠 소재로 자리 잡았다는 시선도 있다.
역술인 콘텐츠 지상파로 올린 SBS '신들린 연애'
역술인 콘텐츠를 지상파로 다시 끌어들인 건 지난달 18일 방송을 시작한 SBS 예능 '신들린 연애'다.'신들린 연애'는 최근 인기를 끄는 리얼 연애 프로그램과 역술인 콘텐츠를 결합했다.무당,역술가,타로 마스터 등의 직업을 가진 남성 4명과 여성 4명이 펼치는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다.닐슨코리아 기준 1회는 1.6%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2회차에는 2.2%를 기록했다.2회의 경우 2049시청률 1.2%를 기록,동시간대 1위였다.
콘텐츠 화제성 분석기관인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은 6월 3주차 리포트에서 "방송 첫주 네티즌의 반응은 출연자 '함수현'과 '종교'로 나눠진다.출연자 함수현의 직업과 외모가 크게 이슈가되고 타로 마스터라는 직업도 이슈가 됐다"며 "타 연애 예능과는 다른 긴장감과 추리적 요소가 포함되어 새롭다는 평이 있고 반면 종교적 문제를 지적하며 지상파 예능으로는 무리가 있다는 평도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6월 4주차 펀덱스 리포트에서는 '신들린 연애'가 TV비드라마 순위 12위로 오르면서 '화제성 TOP10' 진입을 앞둔 상황이다.
역술인을 지상파의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한 비판은 '신들린 연애'가 공개되는 간담회 때부터 시작됐다.지난달 24일 열린 '신들린 연애' 기자간담회에서 김재원 CP는 "지상파다보니 이런 소재를 다루는 것에 주위에서 우려섞인 시선이 많았다.해내기까지 1년이 걸렸다"며 "미신을 조장하기보다,이 프로의 핵심은 인간 역사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점술,미래를 보고 싶은 인간의 본능,또 그걸 아는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 딜레마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사설 "지상파가 샤머니즘 조장한다"
개신교 계열의 국민문화재단이 발행하는 국민일보는 1일 사설에서 "지상파와 종편 방송이 샤머니즘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국민일보는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방송에서 샤머니즘을 조장하는 듯한 프로그램을 내놓다니 아연실색할 노릇"이라며 "번듯한 젊은이들이 점이나 타로에 따라 흔들리고 자신의 판단을 내맡기는 모습은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설에는 SBS '신들린 연애' 사례뿐 아니라 채널A에서 한 여성 코미디언이 신내림을 받고 무속인이 됐다는 내용을 방영한 사례,
뱀퇴치기무당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호근 배우가 출연해 MBC,
뱀퇴치기채널A 등 프로그램에서 화제를 얻은 사례도 언급했다.
'파묘'가 바꾼 역술인 이미지…"한국 사회,점술에 이중적 시선"
그러나 올해 영화 중 최고 흥행작으로 뽑히는 영화 '파묘'가 관객 1200만명 가까이 끌면서 파묘 속 주인공인 'MZ 역술인'과 관련한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등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시선도 있다.또 방송인 출신 역술인들이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화제를 만들고 또 이 소재를 종편이나 지상파에서 풀어내는 모습도 흔해졌다는 지적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신들린 연애'를 다룬 일간스포츠 칼럼에서 "물론 한 때는 미신을 조장한다는 식의 점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 이런 이미지는 바뀌고 있다"며 "이제 무속도 힙하게 변모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고 썼다.
점술에 대해 한국 사회가 이중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김헌식 문화평론가(중원대 사회문화대 특임교수)는 "최근 영화 '파묘'도 그렇고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언급되는 내용도 그렇고,역술이나 무당 이야기가 늘어난 분위기"라며 "역술이나 무당 등과 관련,우리 사회에 이중적인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이다.다들 한 번 점을 본 적 있을 것이고 지인들과 점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할텐데,공식적으로는 폄하해야만 하는 것 같은 분위기"라고 짚었다.
김 평론가는 "역술이라는 것을 어떻게 소비하느냐가 중요하다.사적인 재미로,하나의 참고로 소비하느냐 혹은 예능 콘텐츠로 소비하느냐,아니면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한 참고로 소비하느냐가 다르다"며 "다만 마치 방송에서 점술을 연애나 결혼 등 인생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고하는 것처럼 비추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990년 초반에는 '유리 겔러'라는 초능력자를 가장한 마술사가 인기를 끌었고 이후 지상파 등 여러 TV프로그램에서 초자연적 현상을 유행처럼 다뤘는데,그 시절처럼 경제가 어렵고 불안한 시대에 다시 점술 이야기가 인기를 끈다는 관점도 있다.SBS는 1995년 '깜짝 월드쇼'라는 프로그램에서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초자연적인 현상과 초능력자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성상민 문화평론가는 "과거 1990년대에도 지상파에서 '유리겔러'라는 초능력자,역술인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자주 다뤘고 화제를 만들었다"며 "최근 '신들린 연애'로 역술인을 지상파로 다시 소환한 SBS는 공교롭게도 1990년대에도 초능력자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성 평론가는 "오컬트라는 장르나 역술인,신점,초능력과 같은 이야기에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지금같이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거나 한 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시대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미디어 업계 역시 매출이 줄고 경쟁이 심화되며 쉽지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소재를 건드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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