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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시급 1만 30원…"물가 오른 만큼 인상돼야"
점주 "주말 야간 빼곤 직접 근무…고용 줄어들 것"
(서울=뉴스1) 남해인 윤주현 기자 = "밥 한 끼에만 얼마인데,170원 오른다고요?"
12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이 모 씨(29)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 결정 소식을 듣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취업 준비를 하며 짬을 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이 씨는 "최근 들어 물가가 많이 오른 게 확 체감돼 이번엔 시급이 그만큼은 오를 줄 알았다"며 "공부와 병행하고 있어 풀타임으로 뛸 수도 없는데 생계 꾸려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더 조급해진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전날 오후 3시부터 12일 오전 2시 38분까지 12시간에 달하는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 30원을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860원)보다 170원(1.7%) 인상된 금액으로,더 오피스 9 출연진월 209시간 기준 209만6270원이다.
최저임금 1만 원 시대가 열렸지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은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인상률에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10시간에 고작 1700원 오른 꼴…생계 이어가기도 빠듯"
서초구 서초동의 한 편의점에서 일주일에 30시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최 모 씨(29)는 "조금이라도 올라서 좋기도 하고 만 원을 넘긴 게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10시간으로 계산하면 고작 1700원 오른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 씨는 "점주분들의 인건비 부담은 이해가 되지만 임금을 받는 노동자 입장에서는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도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채용 대기 기간 동안 주 20시간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는 임 모 씨(22)는 "최저임금만큼 번 돈으로 모든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수준의 최저임금은 생활하기 빠듯하다"고 말했다.
임 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서 친구들이랑 만나서 어울리려면 넉넉하게 10만 원,적어도 5만 원은 기본으로 잡아야 한다"며 "한 번 놀러 가기도 부담이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점주들 "주말 야간 빼곤 직접 근무…직종별 차등 임금 도입됐으면"
반면 점주들은 현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힘들다며 인상 폭을 줄이거나 동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최저임금이 계속 인상되면 고용이 줄어들 거라는 우려도 나왔다.
서초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이 모 씨는 "인건비가 올라서 이제 야간,주말이 아니면 아르바이트생을 안 쓴다"며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일하지 않으면 운영을 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주휴수당이 생기고,최저임금이 올라가다 보니 한 명씩 내보내고,더 오피스 9 출연진내보내다가 남은 시간도 일하는 시간을 쪼개고 그 사람 마저 내보낸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수준이 너무 세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 박 모 씨는 "(1.7% 올린 건)선방했다고 생각한다"며 "물가가 오른 걸 감안하지 않을 수 없지만 고용주들 생각도 해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박 씨는 "지역별,직종별 차등 임금이 도입되면 좋겠다"며 "장사가 잘되는 편인 서울 번화가 아르바이트생과 지역 아르바이트생이 똑같은 임금을 받으니 지역에선 더 고용하고 싶어도 고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