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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문제 주범 지목된 인뱅…"정책 기조 혼란스러워"
대출 성장 불확실성↑…비이자이익 강화 고삐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특히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와 대환대출 위주의 영업 행태를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향후 인터넷은행의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인터넷은행들은 억울하다는 분위기 속에서 비이자이익 사업 확대로 성장 정체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소피 아프리카케이뱅크는 전날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주기형(5년 변동)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했다.이에 따라 아담대 주기형 금리 하단은 지난 8일 3.41%에서 3.50%로 올랐다.전세대출 역시 상품에 따라 최대 0.15%포인트 인상했다.
이달 들어 인터넷은행 3사 중 대출 금리 인상을 단행한 곳은 케이뱅크가 처음이다.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9일 기준 연 3.46~5.72%로,소피 아프리카 케이뱅크의 인상된 대출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가 2.87~5.70%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은행의 금리 하단이 0.59%포인트 가량 높은 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억제에 나선 가운데 가계부채 확대의 주범으로 인터넷은행을 지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와 대환대출 위주의 영업행태가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긴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대환대출 플랫폼' 등으로 대출 갈아타기 시장이 활성화 되자 인터넷은행이 낮은 금리를 내세우며 대출 수요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지난달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이 가장 손쉽게 자산·수익을 성장시킬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인데 대환은 다른 은행이 심사해서 이자 잘 내던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주면서 뺏어오는 것"이라며 "이런 영업은 금융당국이 생각했던 혁신·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은행 사이에선 정책 기조가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올초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당국이 금리 인하와 대환대출 플랫폼 이용을 독려했는데 가계부채가 늘어나자 인터넷은행이 주범으로 몰렸다는 것이다.오히려 차주들이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게 되면서 이자 부담을 덜어줬다는 주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당초 대환 때 한도 증액이 불가능하게 설계됐기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은 가계부채 총량을 증가하지 않는 선에서 대환 고객을 유치했다"며 "차주들이 낮은 금리로 갈아타게 함으로써 이자 부담을 줄이면 줄였지 가계부채 문제의 중심으로 꼽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실제 지난 1분기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 잔액(전월세대출 포함)은 31조3960억원으로 집계됐다.지난해 말(26조6260억원)에 비해 17.91% 늘었다.4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1.5% 증가했다.4대 은행의 주담대 규모가 438조원으로 인터넷은행의 14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갈지(之)자 정책 뚫고 사업 다각화 집중
상황이 이렇자 인터넷은행의 하반기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올 1분기 인터넷은행은 주담대와 대환대출로 여신을 크게 늘리며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인터넷은행들은 이 부분을 메우기 위한 사업 다각화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올해 여신 성장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여신 성장의 연간 가이던스를 10% 초반으로 조정하고자 한다"며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수용하고 따르기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수익 측면에서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출시한 대출 비교 서비스 등 플랫폼 사업을 비롯해 광고 부문에서 수익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은 지난해 말보다 17.2% 증가했다.같은 기간 이자이익이 2.9%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비이자이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다.광고 수익도 297억원으로 16.1% 증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대출자산의 성장성 둔화가 우려된다"며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이익은 495억원으로 전년보다 6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