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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음료 한잔에 당 24g 함유
WHO 1일 권장량 50g의 절반
당뇨 전단계 위험군 특히 조심
디저트·팥빙수 섭취도 자제를
칼로리 '0'인 비설탕 감미료도
혈액·면역 위협요소 새로 발견
건강에는 맹물이 가장 좋아
하루종일 틈틈이 자주 마셔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예상된다.지난달 10일 강릉에서 올해 첫 열대야(전날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가 발생했고 이어 19일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장마가 전국을 오가며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올해 6월의 폭염일수가 가장 무더웠던 2018년보다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7~8월은 고온다습한 찜통더위와 그에 따른 온열질환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우리나라보다 덥고 비가 많은 일본은 기압이나 온도,습도 변화로 발생하는 각종 증상 및 질환을 '기상병(氣象病)'이라고 총칭한다.올여름은 기상병이 유행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여름철 무더위는 6월보다 7~8월이 훨씬 극심하다.6월 21일 하지는 태양이 가장 높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길지만 7월 하순~8월이 가장 덥다.이는 태양에 의해 데워진 지표면과 해수면의 열(熱)이 공기에 전달되는 데 약 한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폭염은 '태양의 빛(전자파)이 강해짐→ 땅과 바다의 분자가 격렬하게 움직임→ 지표면이 뜨거워져 적외선(전자파) 발생→ 공기가 뜨거워져 기온 상승'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다.

무더위로 인한 갈증과 체온을 떨어뜨리는 지름길은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다.여름에는 땀과 함께 평소보다 많은 소변을 배출해 겨울에 비해 20~30% 이상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충분한 수분 보충은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 요로결석이나 기립성 저혈압을 막아주고 열사병,일사병,심뇌혈관질환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은 수분이 체중의 1%만 부족해도 금방 목이 탄다.수분 부족이 체중의 5~6%에 달하면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고 정신을 잃게 된다.약 10%가 부족하면 현기증과 극심한 무력감이 나타나는 데 이어 근육 경련 및 발작,뼈마디 관절이 뻣뻣하게 경직된다.여기서 수분 부족이 약 1%만 더 올라가도 열사병에 걸리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그러나 탄산음료,커피를 비롯해 디저트나 팥빙수는 일시적인 청량감으로 갈증이 해소되는 듯하지만 높은 당(糖) 함유로 혈액 속 농도가 올라가 오히려 갈증이 더 느껴질 수 있다.특히 탄산음료는 당뇨병의 유발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당뇨병 전 단계 고위험군은 조심해야 한다.

혈당 조절이 잘되는 정상인은 8시간 이상 공복 후 측정한 혈당이 100㎎/㎗ 미만이다.공복혈당이 126㎎/㎗ 이상이면 당뇨로 진단하며,당뇨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는 공복혈당이 100~125㎎/㎗로 높다.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합병증 때문이다.혈액 속의 고혈당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이는 심근경색,뇌졸중,당뇨병성 신증 등을 비롯해 암,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평균 수명이 10년 줄어든다는 통계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탄산음료 1회 제공량(250㎖)의 당 함유량은 평균 24g이다.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일 권장 당 섭취량인 50g의 절반에 달한다.하루 두 번만 섭취하면 1일 권장 당 섭취량을 모두 채우는 셈이다.게다가 이미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65.3g으로 권고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발로란트 퍼시픽 리그과일,설탕이 들어간 음료수의 당질을 섭취하면 혈당이 상승한다.기름기가 많은 스테이크를 먹는 경우 영양분은 주로 단백질이나 지방이어서 혈당치(血糖値·혈액 100㎖당 포도당을 ㎎으로 표시)가 거의 오르지 않는다.채소는 기본적으로 혈당치를 높이지 않지만 감자나 호박 등 당질이 많은 종류를 먹으면 올라간다.

결국 혈당 상승은 당질량에 달렸다.섭취한 당질량이 많으면 혈당치가 급상승하고,올라간 혈당치를 낮추기 위해 췌장에서 재빠르게 대량의 인슐린이 분비된다.그런데 인슐린이 대량 분비돼 혈당치가 급격히 내려가서 80까지 떨어지면 괜찮지만,70 이하가 되면 '저혈당'이 된다.저혈당이 되면 우리 몸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뇌에서 명령을 내려 아드레날린 호르몬을 대량 분비해 여러 가지 불쾌한 증상으로 신호를 보낸다.구체적으로 짜증,공복감,식은땀,두근거림,떨림,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이들 증상은 "당장 빨리 당질을 섭취하라"는 뜻으로 뇌에서 내리는 명령이다.이에 따라 당질을 섭취하면 혈당치는 상승하고 동시에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뇌에서 분비된다.도파민은 불쾌한 증상을 완화시켜주고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것이며 또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중독이 되면 대뇌 보상계 신경조직들이 비대해져 결국 더 많은 자극을 요구하게 된다.

당질은 섭취한 음식 종류에 따라 혈당치 상승에 영향을 준다.캔커피,주스 등과 같은 달콤한 액체음료는 설탕 함유량이 많아 혈당치가 빠르게 상승한다.액체로 녹아 있는 당질은 위에서 소화할 필요 없이 곧바로 소장으로 운반되므로 입속으로 들어간 후 30분이 지나 흡수돼 혈액 속에 포도당이 흘러 넘치게 된다.과도하게 섭취하면 혈당치가 약 200까지 상승하는 '혈당치 스파이크(Sugar Spike)'가 나타날 수 있다.일본의 당뇨병 전문가인 마키타 젠지 AGE 마키타 병원장('당질중독' 저자·문예춘추사)은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당질이 듬뿍 들어 있는 탄산음료나 주스는 한마디로 '악마의 식품'"이라고 지적했다.

요즘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제로' 또는 '무가당'을 표방하는 제품들도 주의해야 한다.이들 제품은 설탕이나 액상과당 대신 대체감미료(비설탕 감미료·non-sugar sweeteners)가 가미된 제품들을 말하는데,탄산음료를 만들 때 수크랄로스를 사용하면 단맛을 내면서도 0㎉로 표시할 수 있다.또 다른 합성 대체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은 1g당 열량이 설탕과 같지만 단맛은 설탕의 200배에 달해 가공식품을 제조할 때 많이 사용되고 있다.

탄수화물 또는 당류가 전혀 들어 있지 않는 제로 제품들의 경우 섭취 이후에도 혈당 상승이 없고 인슐린 분비 또한 촉진시키지 않기 때문에 당뇨 환자들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그러나 대체감미료를 장기간 섭취할 경우 혈당 개선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다.이는 대체감미료를 설탕의 건강한 대안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WHO는 최근 '비설탕 감미료에 대한 지침'에서 "체중 조절,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설탕 대체감미료 개발의 역사는 오래됐다.19세기 말 미국에서 개발된 사카린은 최초의 화학조미료 감미료로 꼽힌다.설탕의 300배 이상 단맛을 내는 사카린은 그동안 발암 의혹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요즘도 식품 가공과 조리에 부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하지만 사카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았고,다른 감미료인 '비(非)설탕 감미료(NSS)'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비설탕 감미료는 인공 감미료(아스파탐·사카린·수크랄로스 등)와 천연 감미료(스테비아 등),당 알코올(에리스리톨 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비설탕 감미료의 가장 큰 특징은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가 0 또는 0에 가깝다는 사실이다.음료,발로란트 퍼시픽 리그식품업체는 살찔 걱정이 없고,충치도 일으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실제로 2019년 비설탕 감미료 섭취는 몸에 특별히 이롭지도,해롭지도 않다는 연구 결과가 의학저널에 발표되기도 했다.그러나 장기간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최근 들어 비설탕 감미료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한 건강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에리스리톨은 제로 콜라 등에 쓰인다.그런데 에리스리톨이 혈액을 굳게 만들어 심혈관질환·뇌졸중 위험을 2배 증가시킬 수 있으며,3년 내 사망 원인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됐다.또 다른 인공 감미료의 하나인 수크랄로스는 동물실험에서 면역세포의 하나인 T세포 활성화를 막는다는 사실이 영국 연구팀에 의해서 밝혀졌다.

따라서 여름철 갈증 해소에는 물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물은 그냥 맹물이 제일 좋다.물은 하루 종일 틈틈이 자주 마시고,식후나 식사 중간보다는 식전 1~2시간 정도에 마시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좋다.

물은 일반적으로 만성 콩팥질환자나 몸이 붓는 부종성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하루 8잔(250㎖컵 기준) 정도 마시는 게 좋다.사람의 하루 평균 수분 소모량은 소변 배설로 약 1.4ℓ,소변 이외의 배출 수분이 약 1ℓ로 총 2.4ℓ에 달한다.따라서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수분도 2.4ℓ다.사람이 하루에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분 양은 1~1.2ℓ 정도 되므로 적어도 식사 이외에 1.5ℓ의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특히 노인들은 목이 마르다는 느낌이 둔해져 있으므로 일부러라도 조금씩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국물을 마시면서 수분을 섭취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국물에는 소금이 많이 들어가 있고 아미노산 등 녹아 있는 영양 성분이 많아 이 역시 수분 섭취에는 효과가 없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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