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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과 관련해 인천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2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과 관련해 인천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인천시 제공[데일리안 = 장현일 기자] 인천시가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유치 실패에 지역 정치권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유정복(사진) 시장의 동분서주(東奔西走) 행보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권의‘나몰라라 행보’도 인천 유치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교부 산하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위원회는 인천·경주·제주 등 3곳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지난 20일 경주시를 개최 도시로 건의하기로 의결 한 바 있다.

인천시는 그동안 우수한 인프라 시설과 국제대회 유치 경험,접근성을 내세우며 2년여 동안 총력을 기울였지만 단 2표밖에 얻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경주시는 총 17표 중 13표를 얻으며 압도적인 차이로 인천시와 제주시를 제쳤다.

이에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21일 APEC 입장 발표 브리핑에서 “마치 수능 만점자를 탈락시킨 것과 같은 참 나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인천시가 이같이 시설과 입지 등에서 객관적으로 월등한 우위를 보이고도 유치에 실패한 이유는 정치권의 무관심이다.

가장 큰 요인으로 인천지역의 낮은 중앙 정치력,여야 정치인들의 나몰라라 하는 방관자 적 행보 등을 꼽을 수 있다.

300만 인천지역에는 지역구는 14개 이지만 정부와 중앙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포진해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경우 교육부장관 및 사회부총리 출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월드컵 중계 캐스터배준영 원내수석 부대표,당 대표에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5선의 윤상현 의원이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는 이재명 당 대표를 비롯,박찬대 원내대표,국토교통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재선의 맹성규 의원 등 12명의 현역 의원이 있다.

그러나 이들 여·야의원들은팔짱만 끼고 수수방관적 태도로 일관해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치열한 유지경쟁 속에도 원내활동 및 지역구 관리에만 열중했다.

지역정가에서는 "인천지역 여야 국회의원들은 2조원이상 경제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APEC을 인천이 유치 하든 말든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유정복 인천시장은 유치전에 뛰어들어 고군분투 사력을 다했다는 평가다.

유 시장은 APEC정상회의' 유치전 참여를 공식화한 이후 자신의 주 특기인‘전방위 적 유세’행보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특히 유 시장은 지난 4월 외교부를 찾아 조태열 장관을 면담하고‘국제행사 개최지’로서 인천이 가진 경험과 강점 등을 피력했다.

또 정부 주요 인사 및 및 여야 의원들을 수시로 만나 인천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부터 1년 이상 전담반(TF)을 운영하며 마련한‘차별화 전략’유무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개최지로 선정된 경주시는 영남지역 정치권과 하나로 뭉쳐 개최도시 유치에 결정에 큰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경주가 지역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4차 회의 개최 전인 지난 17일 대구·경북 국회의원 27명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국회의원 31명 등 국회의원 58명이 서명한 '경주 유치 지지 성명서'를 개최도시선정위원회에 전달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외교부와 대통령실을 오가며 경주 유치에 선봉장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경북도의 제안으로 경주시민 등 경북도민 146만명이 유치 기원 서명에 동참하는 등 많은 사람이 혼연일체가 돼 사력을 다한 것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상황은 APEC 개최도시 선정 전 부터 예견되어서 일각에서는 어차피 결과는 '어개경(어차피 개최도시는 경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인천에 고등법원과 해사법원 설치 무산도 결국 정치력에서 밀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라 기대했던 인천고등법원 설립 법안은 영·호남 소속 여야 법사위원들이 해사법원의 부산 설치를 조건부로 내걸면서 통과되지 못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고등법원·해사법원 인천 유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했고,111만 명의 인천시민이 동참한 바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 아쉽게 해사법원 인천 유치 관련 개정안이 폐기됐다”며 “해사법원 인천유치 범시민운동본부와 함께 22대에서도 다시 법안 발의부터 시작해 입법 통과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굵직한 국제행사나 주요 현안이 있을 때 인천지역 여야 정치인들은 나몰라라 하는 방관적 태도를 늘 취하고 있다"면서"지역 유치를 위해 자치단체장과 함께 힘을 합치는 영남권의원들을 교훈삼아 본 받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인천은 조만간 발표될 바이오특화단지,4차 수도권매립지 공모,월드컵 중계 캐스터인천해사법원·고등법원과 전세사기,공항경제권 등 지역 현안 법제화 등이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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