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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취득가액 산정방식에 '총평균법' 도입키로
현행 소득세법 대비 납세자·과세당국 모두에게 간편
여전히 과세 장애물 많아…정확한 파악 어려울 것
업계·투자자 "명확한 과세 방향 빨리 나왔으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암호화폐) 과세가 시작되는 가운데,과세당국이 가상자산 취득가액 산정 방식으로 '총평균법'을 도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24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은 가상자산 취득가액 계산에 '총평균법'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들과 과세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현행 소득세법에서 규정하는 가상자산 취득가액 산정 방식(이동평균법 및 선입선출법)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2년 동안 제자리를 맴돌던 가상자산 과세 논의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자산 양도소득을 구하기 위해서는 취득가액 산정이 필수다.취득가액은 필요경비로 공제돼 과세금액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현행 소득세법에서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상자산 거래분에 대해서는 '이동평균법'을,그 외에는 '선입선출법'으로 취득가액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먼저 '이동평균법'을 예로 들어 보자.A라는 사람이 4월에 B코인 10개를 개당 100만원에(총 1000만원) 샀고,5월에 같은 B코인 10개를 개당 50만원에(총 500만원) 산 뒤 6월 10개의 B코인을 개당 150만원에(총 1500만원) 매도한 경우를 가정해보자.이때 이동평균법에 따르면 A씨가 보유한 B코인의 개당 가격은 75만원{(1000만원+500만원)÷20}만원이다.

따라서 A씨가 판매한 B코인 10개에 대한 취득가액은 750만원이 된다.코인 거래에 따른 매도액인 1500만원에서 취득가액(750만원)과 기본 공제액(250만원)을 제외한 500만원에 대한 22%(지방세 포함),바이슨즉 '110만원'이 A씨가 납부해야 할 세금이 된다.이동평균법은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해당 가상자산의 평균 단가를 매번 계산해 취득가액을 산정해야 한다.

'선입선출법'은 A씨가 6월에 매도한 B코인 10개의 취득가액을 지난 4월 매수 당시 이들 10개의 매수가(1000만원)로 산정한다.먼저 산 코인을 먼저 판매한 것으로 보는 것이다.따라서 총 매도액 1500만원에서 취득가액(1000만원)과 기본공제액(250만원)을 제외한 250만원에 대한 22%인 '55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하게 된다.

그러나 코인을 매수할 때마다 가중평균해서 개당 가격을 구한 뒤 취득가액을 결정하는 '이동평균법'과 먼저 매수한 코인을 먼저 판매한 것으로 가정하는 '선입선출법' 모두 가상자산의 특성을 반영한다면 과세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가상자산의 경우 국내외 거래소에서 24시간 거래가 이어지고,탈중앙화 거래소를 통한 거래,가상자산 간 스왑(교환) 거래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거래가 이뤄져 본인 스스로도 취득 경로와 취득 가격 등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자산은 다양한 종류의 거래소를 이동하며 거래하고,초 단위로 가격이 급격히 변동하는 경우가 있어 개별 사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납세자의 소득 신고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국세청 역시 과세 검증에 난항을 겪게 돼 과세 입증책임이 가상자산 투자자에게 떠넘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따라서 과세 당국도 취득가액 산정과 검증이 상대적으로 간편한 '총평균법'을 가상자산 과세 논의 기준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총평균법은 평가기간 말미에 단 한 번의 평균 단가 계산으로 취득가액을 결정하는 방식이다.위 예시를 총평균법으로 계산했을 경우 A씨가 매도한 B코인의 취득가액은 750만원으로 A씨가 납부해야 할 세액은 이동평균법과 동일하다.다만 여기서 매수와 매도 횟수가 더 많아지는 등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세액은 증감될 가능성이 있다.

취득가액 산정은 해당 연도에 얼마를 과세할 것인가에 관한 시점상 문제인 만큼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 장기적으로 과세되는 양도차익은 동일하다.결국 국세청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계산과 검증이 쉬운 방안('총평균법')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일 것으로 보인다.

세법 전문가들 역시 가상자산 취득가액 산정 기준은 총평균법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며,바이슨이를 뒷받침할 세법 개정 역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총평균법으로 전환하는 것은 국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시행령 개정사항이다.

천영익 예일세무법인 대표세무사는 “현행 가상자산 거래소득 과세 방식으로는 개인 납세자들이 거래 건별로 쫓아가서 양도차익을 계산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라며 “비교적 간편한 총평균법으로의 세법 개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백승훈 이현세무법인 대표세무사 역시 “취득가액 산정은 과세 시점의 차이에 불과하다”라며 “납세자의 소득 계산이 어려우면 과세 당국의 검증 역시 어렵기 때문에,바이슨이를 해소하기 위한 최선책은 총평균법”이라고 평가했다.
총평균법 도입해도…여전히 가상자산 과세 장애물 많아
국세청이 총평균법을 전제로 가상자산 과세 논의를 시작하면서 가상자산 과세 제도 정비 역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지만,총평균법이 도입되더라도 가상자산의 특성상 합리적인 과세 방안이 책정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총평균법 역시 탈중앙화거래소나 스왑 거래,채굴 등을 이용한 소득에 대해서는 매수가액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의 협조 여부 역시 큰 장애물로 꼽힌다.국세청이 작년부터 해외금융계좌 신고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시켰지만,해외 거래소의 정보 제공을 강제할 수 없는 만큼 개인의 자발적 신고에 의존해야 한다.오히려 해외 거래소를 통한 탈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가 해외 거래소의 정보를 끌어올 수가 없는 상황이라 (과세에) 어려움이 존재할 수 있다”라며 “전세계적으로 움직이는 가상자산의 양도소득을 개인이 잘 계산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명확한 과세 방향이 나오지 않은 점 역시 가상자산 투자자들과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현재로서는 내년 1월 1일에 가상자산 과세가 시작될 예정이지만,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가상자산 과세 유예와 과세 완화(가상자산 공제한도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를 주장하는 등 가상자산 과세가 정확히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내년도 과세안이 어떻게 될지 구체적인 확답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며 “거래소가 이용자들에게 과세 관련 편의 제공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바이슨해당 사안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가상자산 투자자 C씨는 “과세가 유예될 수도,완화될 수도 있지만 하루 빨리 결정됐으면 좋겠다“라며 “가상자산 과세가 구체적으로 결정되어야 투자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가상자산 과세가 다시 유예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 시스템에 맞춰 과세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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