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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최저임금이 경제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 상한선·하한선 산출 방식과 표결에 따르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표결'로 결정한 최저임금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투표를 거쳐 내년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노동계(1만120원)와 경영계(1만30원)가 각각 제시안 최종안을 표결한 결과,노동계 안은 9표,경영계 안은 14표를 받았다.민주노총 측 근로자 위원 4명은 심의촉진구간에 반발하며 퇴장하면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최저임금 심의에 시간이 더욱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하지만 노사는 지난 9일 진행된 회의에서 최초 요구안을 낸 지 불과 2시간 만에 1차 수정안을 제시하며 속도를 올렸다.경영계는 9천860원(동결)에서 9천870원으로,포커 유래노동계는 최초 1만2천600원에서 1만1천200원으로 낮춘 수정안을 냈다.노사가 최초 요구안을 낸 당일 1차 수정안을 제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후 총 3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냈지만 양측이 제시한 액수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결국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1만~1만290원) 내에서 노사가 내놓은 최종안을 투표에 올렸다.
노사가 각자 희망하는 액수를 제시한 지 불과 3일 만에 최저임금이 최종 결정되면서 '졸속 심의'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각자 금액을 제시하고 차이를 좁히는 단순한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익위원이 내놓은 '심의 촉진 구간'에 대한 의문의 시선도 적지 않다.올해의 경우 2024년 국민경제 생산성 상승률 전망치를 반영해 4.4%의 인상률을 적용했다.또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른 중위임금의 60% 수준 및 지난해 노동계 최종제시안 등을 고려해 하한선을 설정했다는 게 공익위원 측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물가상승률,실질임금 감소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매년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탓에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최저임금 심의 과정 개선해야
최저임금 심의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이인재 위원장은 올해도 합의가 아닌 표결로 최저임금이 정해진 데 아쉬움을 나타내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이 위원장은 "지금의 결정 시스템으로는 합리적·생산적인 논의가 진전되기에는 조금 한계가 있지 않나 하는 게 제 기본적 생각"이라며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제도 개편에 대해 심층 논의와 후속조치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도 현재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민주노총은 성명문을 통해 "근거없는 공익위원 산출식에 의해 최저임금 범위가 결정됐다"며 "최저임금 결정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구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기업의 지불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단순히 투표를 통해서 결정하는 방식은 불합리하다"며 "현장 중심의 면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근거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통상 거시경제 분야의 지표를 결정할 때는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하는 반면 최저임금은 기계적으로 투표 결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명확한 기준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최저임금 결정이 끝이 아니라 향후 영향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다음 최저임금위원회를 개최할 때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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