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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격 훈련과 합동 순찰 포함할 듯…일본 방위장비 수출도 확대
일본 방위능력 강화 바라는 미국은 환영,객토 뜻중국은 격분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과 필리핀이 8일 각각 자위대와 군 병력을 상대국 영토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접근협정(RAA)에 서명하며 관계를 준동맹 급으로 격상했다.
AFP통신은 9일 기사에서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도중 필리핀을 침공하고 점령한 지 70여년 만에 두 나라가 중국의 해상 활동 견제를 위해 뭉쳤다고 짚었다.
일본의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객토 뜻필리핀의 엔리케 마날로 외무장관과 힐베르토 테오도로 국방장관은 마닐라에서 외무·국방 2+2 회담을 열고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은 일본과 필리핀이 상대국에 각각 자위대와 군 병력을 파견해 합동 훈련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양국 간 군사 장비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군이 공동 훈련을 실시할 때 무기·탄약의 취급이나 사건·사고 발생 시 재판권 등 여러 대비책도 들어 있다.대규모 재해 발생 시 서로를 지원할 때도 적용된다.
AFP통신은 RAA 협정 하에 방문국은 공동 활동을 위한 지역·시설에 대한 접근과 사용을 요청할 수 있다.다만 상대방의 영토에 군사 시설을 설치할 근거는 제공하지 않는다.
서명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다.이번 협정은 양국 의회의 승인을 거쳐 발효된다.
이번 협정이 성사되기까지 일본과 필리핀은 약 7개월간의 협상을 거쳤다.
◇실사격 훈련과 합동 순찰 포함할 듯…일본 방위 장비 수출도 확대
싱가포르 싱크탱크 유소프이샥 동남아연구소의 애리스 아루게이 연구원은 양국의 협정에 실사격 훈련과 합동 순찰이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필리핀에 대한 방위 장비 공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일본이 올해 이동식 항공 감시 레이더를 필리핀에 수출한 가운데 올해는 필리핀에 해안 레이더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엔도 가즈야 마닐라 주재 일본 대사는 "필리핀에 대한 일본의 방위 장비 공급에 중대한 진전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영국·호주와 유사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아시아 국가와 RAA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필리핀은 미국·호주와 유사한 내용의 협정을 맺었고 프랑스와도 협상 중이다.
◇미국은 환영,객토 뜻중국은 격분
미국은 일본과 필리핀의 RAA 체결을 환영했다.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합의는 인도·태평양 안보 협력의 또 하나의 층"이라며 "두 나라의 협력과 역량을 강화할뿐 아니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 억지와 헌신을 강화한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와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방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AFP는 일본이 미국의 격려를 받아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중국해 전문가인 제이 바통바칼 필리핀 딜리만대 해양법연구소장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일본은 이웃 국가들의 강력한 안보 파트너가 되기 위해 '레벨업'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은 일본과 필리핀의 밀착에 크게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군사 집단을 필요로 하지 않아 진영이나 신냉전을 선동할 필요가 없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단결과 협력을 해치는 행위는 지역 국민의 경계와 공동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차대전 당시 일본이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침략하고 식민 지배한 역사적 죄가 무겁다"며 "일본은 침략의 역사를 진지하게 반성하고 군사 안보 분야에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