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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균 비대위원장 "정부 대화 상대는 교수가 아닌 전공의와 학생"
비대위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돌입…철회 마지노선 언급 無
의·정이 격돌한 국회 청문회가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한 의구심만 커진 채 끝났다.청문회 다음날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앞서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닷새 만에 휴진을 철회하면서 의료계 내부 집단휴진 보류 움직임이 확산했지만 연세의대 교수들의 선택은 달랐다.이들은 별다른 '휴진 철회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정부는 이번 의료공백 사태를 두고 "4개월 동안 이어질 줄 몰랐다"면서도 여전히 출구 전략을 찾지 못했다. 의료계에선 정부가 전공의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사태가 해결될 수 없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육삼겹연세대의대 교수들은 이날부터 무기한 휴진을 시작했다.연세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비대위는 지난 12일 전체 교수의 뜻을 반영해 현재의 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기한 없는 휴진을 최후의 수단을 결정했다"며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앞서 비대위는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 세 곳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해 무기한 휴진을 결의한 바 있다.
앞서 휴진 철회 조건으로 '정부의 가시적 조치'를 내건 서울대병원 교수들과 달리 연세의대 비대위는 휴진 철회 마지노선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안석균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이날 시사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휴진 중단 조건'에 대해 저희 병원이 뚜렷한 기준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이번 휴진 결의의) 핵심은 현 사태의 원인 제공자가 정부라는 점이다"라고 짚었다.그는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부터 모든 걸 결정했으니 현 의료사태도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2000명의 과학적 근거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증원 이후 발생할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구체적인 지표를 두고 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현재로선 정부가 말로만 '증원 후 의료환경이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되풀이 한다는 지적이다.
"대통령과 독대한 건 전공의 뿐…정부,육삼겹무너진 신뢰 회복해야"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신뢰가 바닥났다고도 비판했다.안 교수는 "신뢰라는 건 매번 똑같은 약속을 해야 형성되는데,육삼겹 정부가 계속 말을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뭘 믿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그러면서 "정부가 대화해야 할 상대는 의대 교수들이 아니라 전공의와 학생들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태가 4개월째 지속되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만난 건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밖에 없다.그 만남 자체가 전공의의 입지를 보여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전공의들은 지난 2월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7대 요구안'을 고수하고 있다.
요구안 내용에는 ▲의대 증원,필수의료 정책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위한 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법적 대책 제시 ▲열악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에 부당한 명령 철회 및 사과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 담겨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공의 요구안 중 일부 안건을 이미 수용됐다는 관측도 있다.정부는 지난 2월 발표한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에서 2025년부터 의대 정원 조정시스템을 구축해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력 수급을 추계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의사 수 과학적 추계 기구 설치,육삼겹전문의 인력 증원,의사 사법리스크 대책 마련,육삼겹전공의 교육환경 개선 등 4개가 수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교수는 "정부가 일부 안건을 수용했으면 전공의도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전공의 요구안들이 당장 해결될 수 없더라도 추진하려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무기한 휴진이 시작된 연세의료원 산하 병원에서는 외래 진료가 5~10% 내외로 감소하는 등 평소와 큰 차이는 없었다.비대위는 이날부터 일반 환자의 외래진료와 비응급 수술 및 시술 등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지만 입원 병동과 응급실,중환자실,육삼겹투석실,분만실 등 필수적인 분야의 진료는 유지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휴진 동참 여부를 교수 개인의 자율에 맡기면서 구체적인 동참 규모는 드러나지 않았다.다만 병원은 향후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대규모 참여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면서도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마음을 졸이는 모양새다.
현재 연세의료원 산하 병원장들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이유로 휴진하는 걸 승인하지 않고 있다.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 등은 지난 25일 교수들에게 서신을 보내 "환자 진료를 중단하지 않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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