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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중섭과 깊은 인연.
'은박지 시리즈'를 세상에 남겨

김광림 시인.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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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인협회장을 지낸 문단 원로 김광림(본명 김충남) 시인이 9일 별세했다.향년 95세.

1929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8년 월남해 경기 여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6·25 전쟁에 육군 소위로 참전한 뒤 제대 후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1948년 시 '문풍지'로 등단한 시인은 1954년 '전시문학선'에 '장마',큰 토토로'내력' 등을,'문학예술'에 '상심하는 접목'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필명 광림은 김광균 시인의 '광'과 김기림 시인의 '림'에서 한 글자씩 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서구 모더니즘을 바탕으로 깨끗하고 맑은 시 세계를 추구했다.1980년대에는 한국 시의 국제화를 위해 한국·중국·일본의 시단 교류에도 앞장섰다.전봉건·김종삼 시인과 함께 '전쟁과 음악과 희망과' 등 협동시집 3권을 냈고,일본 세이주사에서 '세계시인총서 5'와 '속세계시인총서 10'을 출간했다.1992~1994년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한국시의 국제화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문학상,한국시인협회상,큰 토토로보관문학훈장을 수상했다.

화가 이중섭(1916~1956)과 깊고 오랜 인연을 맺었다.이중섭의 대표작인‘은박지 그림’시리즈를 탄생시킨 것도,세상에 전한 것도 고인이다.고인이 장교 복무 시절 모았다가 건넨 보급품 양담배의 은박지에 이중섭이 그림을 그렸다.이중섭이 모두 불태우라고 했지만,고인은 따르지 않았다.2006년 '진짜와 가짜의 틈새에서-화가 이중섭 생각'이란 책을 썼고,이중섭에 대한 8편의 연작시도 발표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상수·상일·상호씨,딸 상미씨가 있다.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 2호실.발인은 11일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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