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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내역엔 번호·연락 기록만 있어
정황 증거에 불과… 물증 확보 관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채상병 사건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통신내역을 확보하면서 의혹 규명을 위한‘키맨’을 찾아낼지 주목된다.공수처는 수사 기초 자료인 통신내역을 토대로 윤 대통령이 당시 누구와 연락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가 오갔는지에 관한 진술을 확보하고 물증을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해 7~8월 채상병 사건 발생 전후 윤 대통령과 전·현직 대통령실 관계자의 휴대전화 통신내역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공수처는 윤 대통령과 통화한 것으로 나타난 전화번호가 누구 것인지 확인하기 위한 통신가입자정보(통신자료) 조회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앙군사법원에 제출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통신내역을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일 이 전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8월 2일은 채상병 사건 조사기록이 경찰에 이첩됐다가 회수된 날이다.공수처는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해 윤 대통령의 통신내역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법원에 통신영장을 청구했다.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는 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통신내역 기간을 좁혀 영장을 재청구했고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대통령실 내선번호‘02-800-7070’의 통신내역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른바‘VIP 격노설’이 불거진 지난해 7월 31일 이 전 장관은 이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조사기록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가입자는 대통령 경호처인데 누가 이 전화를 사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공수처는 채상병 사건 발생 무렵 윤 대통령 등이 누구와 연락을 했는지 확인해 수사외압과 구명로비 의혹 단서를 찾겠다는 방침이다.통화 상대방 중 기존에 알려진 군 인사들 외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가까운 인물 등이 발견되면 수사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다만 통신내역에는 전화번호와 연락 기록만 있어서 그 자체로는 정황 증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결국 통화 당사자로부터 외압이나 로비를 의심케 하는 대화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이 전 장관은‘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채상병 사건 관련 얘기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통신내역을 확보한 사실이 보도된 것을 문제 삼았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공수처의 수사기밀이 언론에 어떻게 유출되는지 의문”이라며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는 중범죄다.관련자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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