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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부모 마음 다같은 마음/아들딸이 잘되라고 행복하라고/마음으로 빌어주는 박영감인데/노랭이라 비웃으며 욕하지 마라/나에게도 아직까지 청춘은 있다/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 부라보 부라보 아빠의 인생”

가수 오기택이 부른 노래‘아빠의 청춘’의 한 대목이다.이처럼 아버지는 남들에게 노랭이라고 비웃음을 사면서까지 자식들이 잘되고 행복하도록 열심히 사는 존재이다.이런 아버지를 어떤 자식이 존경하지 않으랴.그러나 요즘‘아버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여러 사건이 일어났다.한 시대를 풍미했던 골프스타 박세리와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 축구스타 손흥민의 아버지가 구설에 오른 것이다.

박세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세리의 아버지를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고소했다.아버지가 국제골프학교 설립 업체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고 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했다는 것이다.이 일이 있기 전에도 이미 상당히 많은 아버지 채무를 감당해온 박세리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어쩔 수 없이 고소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흥민의 아버지는 그가 운영하는 축구아카데미 소속 유소년 선수에게 욕설과 체벌 등을 했다고 고소가 됐다.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하고‘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과거 박세리와 손흥민이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아준 훌륭한 아버지의 표본이었겠으나,이제는 스타가 된 자식들의 걸림돌로 전락하고 말았다.

20세기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는 전통적인 가부장제가 지배하고 있었다.어머니가‘안사람’으로서 내부에서 가족을 내조하였다면,벨라라비아버지는‘바깥사람’으로서 외부에서 돈을 벌어 가족을 외조하고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했다.이런 가부장제에서 아버지는 가정 안에서 절대 권력자였다.박세리와 손흥민의 아버지 또한 그 가정의 절대 권력자라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다.시대가 변했다.어머니의 가사노동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아버지의 사회노동에 버금갈 정도로 인정되었고,벨라라비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사회 참여 확대로 여성의 경제력이 남성의 경제력 못지않게 되면서 가부장제는 더 이상 그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가부장제 시절의 행동이나 말은‘꼰대’로 취급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버지’라는 단어가 혐오의 표현이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기만 하다‘아버지가 되는 일은 쉬워도 아버지답게 되는 일은 어렵다(Any man can be a father but it takes someone special to be a dad)’라는 미국 격언이 있다.길을 잃은‘아버지’들은‘아버지다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은 국민일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엄윤상(법무법인 드림)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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