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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한국장애인개발원·BGF리테일 업무협약 따라 3번째 개점
[촬영 박성제]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현금과 카드,물품 등이 눈앞에서 거래되는 상황에 긴장과 책임이 앞섭니다."
17일 오후 부산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장애인 편의점인 CU부산글로벌테크점에서 근무하게 된 이모(33)씨는 설레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청소년 시기까지 일반계 중고등학교에 다니다가 20대 중반에 지적 장애 판정을 받은 이씨는 이곳에서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물품을 진열하고,스위스 호텔 카바나계산 업무 등을 수행한다.
그는 "편의점에서 고객에게 보이는 저의 언행이 다른 장애인에 대한 이미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여러 생각이 든다"면서도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설렘과 집으로 퇴근하는 기쁨이 생겼고,일하고 받을 급여를 생각하면 가슴이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촬영 박성제]
부산 강서구 글로벌테크비즈센터에 들어선 약 20평 규모의 이 매장은 전국에서 3번째로 문을 연 장애인 편의점이다.
장애인 편의점은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중증장애인에 적합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BGF리테일 등 3개 기관의 업무 협약에 따라 추진됐다.
[촬영 박성제]
이날 개점한 매장 곳곳에는 직원뿐 아니라 이용자 역시 장애인일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설계한 부분이 엿보였다.
휠체어가 넉넉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매장의 통로 폭도 동시에 두세명가량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넓은 편이었다.
음료 냉장고 문은 일반 편의점처럼 여닫는 형태가 아니라,스위스 호텔 카바나휠체어에 걸리지 않도록 미닫이문이 설치돼 있었다.
기존의 상품 진열대도 400∼600㎜가량 낮춘 1천200㎜로 설치해 장애인과 노약자가 물건을 쉽게 집을 수 있도록 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휠체어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쓰레기를 버리는 통을 낮게 설치했고,스위스 호텔 카바나계산대 아래에도 별도 물품을 진열하지 않았다"며 "매장 곳곳에 도움벨을 설치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촬영 박성제]
매장에서 일하게 될 예비 직원들과 이들의 가족들은 부푼 마음을 드러냈다.
중증장애인 근로자 3명은 평일 하루 평균 4시간씩 교대로 근무한다.
박명오(30)씨는 "월급을 받으면 적금도 들고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싶다"며 "매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짐을 옮기는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직원 이가영씨의 모친 강모씨는 "딸이 일을 배우는 것을 어려워하기도 했지만,스위스 호텔 카바나편의점에서 계속 일할 의지를 보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매일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스위스 호텔 카바나매일의 일에 만족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