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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자민당 총재 불출마 선언…비자금 스캔들에 퇴임
이시바 시게루 여론조사 1위
대중인기 좋지만 무파벌 약점
40대 고이즈미 전 환경상
'세대교체론' 등에 업고 부상
1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차기 총리를 뽑는 다음달 자민당 총재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포스트 기시다' 체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기시다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전후 최악'으로 평가받던 한일 관계 개선을 이끌어 낸 주역이다.누가 차기 총리로 당선되는지에 따라 한일 관계에 일정 부분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인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선임된다.총재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기시다 총리는 다음달에 새 자민당 총재가 선출되면 총리직에서 퇴임한다.
전임 총리였던 스가 요시히데의 뒤를 이어 2021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이날로 1046일째 총리로 재직하고 있다.기시 노부스케에 이어 전후 역대 8번째 장수 총리로 꼽힌다.
내각이 출범했을 때만 해도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60%대를 기록했지만 잇단 증세와 급격한 물가 인상 등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서서히 하락했다.특히 총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론이 급격히 돌아서면서 '지지하지 않는다'가 '지지한다'를 앞서는 데드 크로스를 기록했다.
기시다 총리의 그간 외교 행보를 보면 한일 관계 개선,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선언 등이 주목할 만한 결과물이다.지난해 3월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이래 양국 정상은 지난해 7차례나 만났다.양국 정상은 올해에도 지난 5월 한·일·중 정상회의,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만남을 이어갔다.
기시다 총리가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차기 총재 자리를 놓고 당내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고노 다로 디지털상,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 실시된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층에게 차기 총리감으로 누구를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이시바 전 간사장이 20%로 1위를 기록했다.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18%),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13%),활황의 경기고노 디지털상(8%),활황의 경기가미카와 요코 외무상(5%),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3년 임기의 자민당 총재선거는 오는 9월 20~29일 사이에 치러질 것으로 전망되며,통상 1·2차 투표를 거쳐 뽑는다.1차 투표는 중의원·참의원을 합친 자민당 의원 표 50%,대의원 당원 투표 50%로 이뤄진다.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진행한다.2차 투표는 자민당 의원 표와 47개 도도부현을 대표하는 지구당 1표씩의 합계로 진행된다.
2021년 자민당 총재선거 때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기시다 총리와 고노 디지털상을 두고 2차 투표를 진행했다.
1차 투표에서는 당원 의견이 절반이나 반영되지만 2차 투표에서는 현직 의원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차기 총리로 가장 유력한 이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다.문제는 대중적 인기는 좋지만 무파벌이어서 자민당 의원들 사이에서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아베 전 총리가 집권하는 내내 그의 정책을 비판해 '아베 저격수'로 불린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08~2020년에 4번이나 총재선거에 도전해 번번이 실패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훤칠한 외모에 40대라는 젊은 나이,아버지이자 전 총리인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후광 등으로 차기 총리감을 꼽을 때 항상 순위에 오르고 있다.
고노 디지털상은 지난 총재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결선 투표를 치를 정도로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하지만 이시바 전 간사장과 함께 의원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지 않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고노 디지털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을 해체하지 않은 아소파 소속이다.지난번 총재선거에도 출마했고 여론조사에서도 항상 '톱5'에 꼽히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상은 '리틀 아베'로 불릴 정도로 강경 보수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출마가 유력시되는 인사로 분류되는 모테기 간사장은 당내 지지율이 약한 것이 부담으로 꼽힌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