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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온더펍' 대표 이승열 씨
핫한 상권 아닌 동네 상권 공략
1인 운영 가능…인건비 걱정 없어
"서울에서 15개 매장 확장했죠"
“저는 흔히 말하던 '삼성맨'이었어요.홍보실에서 일하며 여러 나라로 해외출장을 경험했죠.그때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 영국의 펍 문화였어요.단순 술집을 넘어 동네에서 주 민들이 어울리는 커뮤니티 공간.옛날 우리네의 사랑방처럼요.이런걸 한국에 차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고심 끝에 자영업에 도전하게 되었죠.망하면 뭐 친구들이나 불러 술이나 마실 생각으로 가볍게 생각했어요.동네 상권이니 임대료도 저렴했고,1인 펍이라서 인건비도 들지 않았죠.점점 입소문이 나더니 이젠 서울 전역에 15개 지점을 운영할 정도가 됐습니다.(웃음)"
소비침체 여파로 소상공인의 매출과 이익이 모두 줄어들었다.한국신용데이터의‘2024년 3분 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3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평균 이익은 1020만원으로 직 전 분기보다 13.7% 감소했다.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매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이런 시 기 속에서도 동네 펍으로 꾸준하게 매출을 올리는 이가 있다.학원가가 즐비한 대치동에 역발 상으로 펍을 열어 성공시킨 이승열 씨의 이야기다.
Q.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사운드온더펍을 운영하고 있는 이승열(56)이라고 합니다.저는 과거 삼성전자 홍보실에서 근무했어요.주로 기업 PR 행사와 스폰서 관련 업무를 맡았었죠.그런데 회사에서 5년 정도 일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서,회사를 나와 여러가지 사업에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Q.왜 '펍'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홍보실에 근무할 당시 삼성전자가 올림픽,도그쇼 등 다양 한 스폰서 활동을 하고 있어서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면서 홍보 활동을 했어요.영국 출장도 여러 차례 갔는데,거기서 영국 특유의 펍 문화와 다양한 맥주의 매력에 빠졌죠.영국 맥주가 워낙 맛있기도 했고‘펍’이라는 공간이 주는 독특한 문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한국에는 그런 곳이 많이 없었잖아요.예전에 이태원이나 몇몇 지역에만 펍이 조금 있었는데,아직 대중화된 분위기는 아니었거든요.'음악도 듣고,다양한 크래프트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동네 펍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Q.자영업 도전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우선 컨셉이 확고 했어요.'동네에서 슬리퍼 끌고 갈 수 있는 펍'이었죠.자연스럽게 집 근처 방배 동 내방역 쪽에 후배와 함께 9평짜리 1층 매물을 구했죠.그때가 2015년 한겨울,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80만원이었는데,인테리어 비용으로 1,300만원 정도만 썼어요.인테리어 라고는 시멘트 블록에 널빤지를 깔고,집 거실에 있던 스피커나 LP도 가져다 두면서 영국 펍 느낌 을 내보려고 했죠.(웃음)"
Q.초기 반응은 어땠나요.
"가게 자체가 작아서 14명만 들어와도 꽉 차곤 했어요.처음엔 지인들을 돌아가며 초대해서 분위기를 띄웠죠.전화번호를 뒤져가면서 광고주나 대행사 관계자,업계 사람들 다 불렀더랬
죠.(웃음) 자영업에서 '지인 장사는 금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그렇게 3개월 정도 지나니까 동네에서 소문이 났죠.손님들이 위치도 외진 곳에 있는데 '저 집은 왜 매일 저녁 사람이 붐비지?'라고 생각을 했다고 해요.그 지역에서 기네스 생맥주를 들여놓은 곳이 드물던 시기였거든요.단가가 다소 비쌌지 만 '펍이면 기네스는 당연히 있어야지'라는 고집으로 버텼죠.(웃음)"
Q.애로사항도 많았을 것 같아요.
"저도 직장만 다녔지 직접 술을 따라본 적은 없었거든요.그래서 손님이 오면 오히려 제가 무 서워서 피하기도 했어요(웃음).알바생도 경력직으로 뽑아서 하나씩 배워가면서 운영했죠.주방을 놓을 공간도 없어서 안주는 간단한 냉동피자나 치킨 윙 정도만 준비했어요.음식 대신 맥주와 음악에 집중했는 데,이게 오히려 메리트가 됐던 것 같아요."
Q.사업 확장을 하려다 좌절했다고요.
"장사가 잘 되자 주위에서 프랜차이즈를 해보라는 얘기들이 나왔어요‘캔 안주’수입 총판을 하던 분을 알게돼 동업을 했어요.신림점을 열고 법인도 만들었지만,우리 계열 슈가결국 서로 방향이 맞지 않아 정리하게 되었는데 동업자가 구체적인 협의도 없이 매장을 몇 곳 오픈 시켰더라고요.큰 상처를 받았었죠."
Q.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 혹하지 말고 '좋아하는 펍에만 집중하자'라고 결심했어요.마침 이 때가 같이 하던 다른 사업들이 모두 실패해 아주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대학 선배가 도와줘서 대치점을 새로 오픈하게 됐어요.동네에 밀착돼서 사랑방 역할을 하는 펍을 만들고 싶었죠.그 경험이 쌓이면서 지금은 점포를 15개 정도로 늘리게 됐습니다."
Q.소비침체기를 버틴 비결이 있나요.
"주택가를 위주로 공실 매물을 찾다 보니 월세가 저렴해요,인건비를 쓰지 않고도 10~15평짜 리를 1인 운영하는 게 가능하죠.대신‘혼자서도 오래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 했습니다.뜨는 상권보다는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아파트와 원룸이 많은 동네를 선택했
어요.그래서 폐점율이 없는 것 같아요."
Q.맥주 선정에는 상당히 공을 들이신다구요.
"전국 양조장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맥주를 직접 시음하고,괜찮은 곳이 있으면 거래를 트고 있 어요.전문적인 지식을 기르기 위해 한국맥주교육원에서 여러가지 수업도 받고 맥주도 양조해보며,"맥주계 소믈리에" 시험 도 봤습니다.맥주 스타일을 설명해줄 수도 있고,손님의 취향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도 있죠.국내에선 뉴잉글랜드 IPA가 인기인데,홉 향이 향기롭고 맛도 쓰지않고 쥬스 같아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십니다."
Q.기억에 남는 국내 양조장이 있나요.
"충북 음성에 있는 UF브루어리가 인상 깊었어요.20만평이 넘는 땅에서 보리·쌀·밀을 재배해 직접 몰트를 생산하는데,유기농 몰트에 몰트도 아낌없이 사용해서 맥주가 굉장히 신선하고 맛도 풍부하더라고요.또 에일크루,칠홉스,아쉬트리,304,소셜드링크처럼 규모는 크지않지만 품질 좋고 개성이 넘치는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리가 있어서 '직접 양조하는 대신,이렇게 좋은 맥주를 제대로 팔아주자'라는 게 제 철학이 됐죠."
Q.동네 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뭔가요.
"결국‘동네 주민들과의 커뮤니티’라고 생각해요.단골이 생기려면 맥주의 스토리를 설명해주 고,가게를 찾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하잖아요.어떤 분은 다른 곳으로 이사 가도 찾아주시고 '이 펍 때문에 이 동네에서 이사를 못 가겠어요'라고 말할 정도로 애착을 가져주시기도 해요.10년이 넘게 오시는 단골들도 여러분 계십니다 그렇게 오래오래 사랑방처럼 자리 잡는 게 동네 펍의 진짜 매력이죠."
Q.힘든 부분도 많겠습니다.
"1인으로 운영이다 보니 술도 따르고,이야기도 들어줘야 해요.가끔 진상 손님도 있지만,보통 4~5개월 지나면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안 맞는 분들은 떨어져 나가요.대치점 같은 경우 학원가여서 건물주가 면접을 세 번이나 봤어요(웃음).펍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려고 노력했어요.이제는 애들을 학원 보내고 오시는 학부모들로 붐비고 있죠."
Q.매출은 어떤가요.
"매장당 평균적으로는 매달 1300~1400만원정도 나옵니다.수익은 약 500~600만원 정도죠.영업시간은 매장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해요.여름 성수기나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루 2~3시간을 쓰기도 하죠.비용중에서 가 장 큰 부분은 월세입니다.하지만 핫한 상권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리스크가 적은 것이 장점이죠."
Q.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펍은 20개 정도로 제한하려고 해요.너무 많이 늘리는 것보다는,맥주 퀄리티를 제대로 지키 고 싶거든요.또 브루어리를 직접 만들기보다는,곳곳의 훌륭한 브루어리에서 만든 개성 있는 맥주를 팔아주는 역할이 제게 맞는 것 같아요.나아가 은퇴를 앞두신 분들이나,젊은 친구들 도 이 펍 문화를 통해‘인생 2막’을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Q.펍 창업에 관심 있는 분들께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보기엔 쉬워 보여도 공부해야 할 게 많아요.맥주 스타일,매장 운영,eos 파워 볼 사이트 썬 시티서비스 예절 등 디테일 이 상당히 중요하거든요.그렇다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고,진정성 있게 접근하면 손님들 이 반드시 알아봐 줘요.동네 펍은 특히 단골이 생겨야 오래가니까,'장사한다고 교만하지 말 고,퀄리티와 정체성을 지키자"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그래서 당분간은 직영점 위주로 집중할 생각입니다.제가 지향하는 목표에 이르면 그때부터는 체인점도 본격적으로 생각해보려합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