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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대중국 미-러 협력 시도하는‘역닉슨 전략’모색
중-러 연대 균열보다는 미국과 유럽 분열 야기될 수도
미-중-러 관계 유동화 및 유럽 홀로서기 가속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기념품 가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얼굴이 들어간 러시아 전통 인형 마트료시카가 진열되어 있다.AP 연합뉴스

“중국과의 연대에서 동생이 되는 것은 푸틴에게 이익이 아니다.”

제이디(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개시에 합의한 다음날이었던 지난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한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고리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배경에는 중-러 연대 해체를 노리는 전략적 목표가 있음을 내비쳤다.미국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도 지난 16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 몇년 동안 러시아와 중국,북한,이란이 동맹을 형성했다며 이 동맹을 깨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이런 전략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그는 대선 후보 때였던 지난해 10월31일 폭스뉴스와 한 회견에서 미국이 중·러가 함께하도록 밀어붙이는 것은 “수치”이고 “멍청하다”고 말했다.그는 “나는 그들을 다시 분리할 것이고,그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그 이유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밝혔다.“우리는 매우 쇠퇴하는 나라다.(…) 멍청한 사람들이 러시아,중국,이란,북한을 한 무리로 함께하게 했다.(…)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해야 하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의 연합이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서로의 적이다.러시아는 큰 땅이 있고,중국은 그것을 필요로 한다.”

미국은 이제 유일 초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열강 중 제일의 열강으로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중·러의 대미 연대에 균열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접근은 1970년대 초 리처드 닉슨 행정부가 중국과 화해한 것과 비견된다.닉슨 행정부 때는 소련을 막으려고 중국과 협력했는데,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억제하려고 러시아에 접근하는 것이다.이 때문에 트럼프의 대러시아 접근을‘역닉슨 전략’이라고 대외정책 전문가들은 칭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역닉슨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닉슨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상황은 상당히 다르다.닉슨 행정부 때 중·소는 국경에서 무력 충돌까지 벌이는 등 관계가 최악이었다.중국은 소련의 위협 탓에 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절실했고,한게임 카지노중-소 사이 경제적 관계는 약했다.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긴밀한 중-러 관계에 직면했다.중-러는‘제한 없는 우호 관계’를 표방하며,경제적 분야에서도 단단히 얽혀 있다.

러시아는 중국에 자원을 팔고 중국은 러시아에 상품을 수출한다.양국은 루블과 위안 결제를 확대해 미국의 경제적 패권 기초인 달러 결제망에 균열을 냈다.특히,러시아는 중국과 교역 확대로,서방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적 공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러시아는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돼도,중국과 전략적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급변침이 중-러 연대 파열보다는 미국과 유럽 동맹국의 관계 파열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트럼프가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러시아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는 형태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나서는 것에 대해 유럽 동맹국들의 우려와 분노가 비등하고 있다.

지난 23일 독일 총선에서 1당으로 복귀한 기독교민주연합(CDU)의 대표로 차기 총리를 예약한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유럽의 독자적인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메르츠 대표는 지난 21일 독일 제2텔레비전(ZDF)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핵무기 보유국인) 영국,프랑스와 함께 핵 공유,또는 양국의 핵 방위가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쇼어 마부바니 싱가포르국립대 연구원은 지난 18일 포린폴리시에 실은 기고에서,트럼프가 유럽에 요구하는 대로 유럽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끌어올린다면 미국에 안보를 의지할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이어서 이 경우 유럽은 미국으로부터 독립한다는 특단의 대책만이 유럽의 지정학적 지위를 회복시킬 것이라고 주문했다.그는 유럽이 △국방비 증액 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러시아와의 전략적 거래 △중국과의 새로운 전략 협정 체결을 통해 유럽도 다극화 체제에서 하나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번 파이겐바움 카네기재단 국제평화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서방을 분열시키는 것이고,러시아는 미국 및 중국과 동시에 연대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24일 전화 회담에서 중-러 관계는 대외적인 문제에 영향받지 않고,제3자를 겨냥한 것도 아니라고 확인했다.중-러 관계는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본질적으로는 서로의 적임을 간파하고 있으며,이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러시아도 미국에 대해 구애를 하고 있다.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러 장관급 회담을 위해 러시아 싱크탱크가 크렘린에 제출한 브리핑에서,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국에 유리하게 끝내는 대가로 중국과 민감한 군사·기술 협력 중단을 미국에 제안하라고 권고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또,토토 루징인프라 프로젝트에 중국 참여 제한하고 유럽으로의 러시아 가스 수출 재개를 제한해 미국이 유럽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출할 기회를 늘려주라는 내용도 포함됐다.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러시아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희토류와 알루미늄 공급 등에 관한 거래를 제안하며,러시아의 “새 영토”에 매장된 자원도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나온 광물자원도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중국 역시 트럼프의 대러 접근을 우려하면서도 미국과 유럽의 관계 균열 같은 다른 소득을 기대하고 있다.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뮌헨안보회의에서 트럼프가 무시하는 국제법과 유엔헌장 준수를 강조하며,우크라이나의 주권에 대한 존중을 강조했다.그는 우크라이나가 “친구이자 협력자”라고 말해왔다.중국이 최근 우크라이나 종전 뒤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해‘보증인’역할을 하겠다는 구상 등을 트럼프 쪽에 제한했다고 보도된 바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급변침은 세계 지정학 구도의 3대 축인 미·중·러 삼국 관계를 흔들며,유럽의 홀로서기를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이는 동아시아 미국 동맹국들인 한국,일본,50 라이온스 슬롯 무료 게임대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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