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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노딜' 배신감 느낀 김정은,北美대화 신중할 것"
트럼프 '40년 골프친구' 위트코프 중동특사 역할도 주목
"'코리아 패싱',외교적 낭패 아냐…전쟁방지 예방외교로 北美대화 환영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과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까.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6년전인 2019년 2월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단절된 북미접촉이 언제 어떻게 다시 이뤄질 지,그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사다.채널뉴시스는 '하노이 노딜' 당시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지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초청,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 등을 짚어봤다.[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통해 북미 접촉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이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종의 중재자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25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6주년과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을 계기로 채널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북미 접촉 전망과 관련 "워싱턴·모스크바·평양 사이에 새로운 협력 체계가 구축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대화 부재 상황에서 북한의 외교 목표에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는 게 문 교수의 지적이다.북미 관계 개선→적대적 외부 환경 해소→경제발전 도모라는 틀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올인했던 게 과거 북한의 정책이었다면,지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펴는 정책은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우리는 신대륙을 만났다'(라는 것)"라고 설명했다.
언급된 '신대륙'이 바로 러시아다.문 교수는 "러시아라는 신대륙을 만나 생존의 공간을 새로 만들겠다.그 속에서 핵무장력을 강화하겠다"라고 현재 북한의 기조를 요약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면,지금은 '우리(북한)는 우리의 길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러시아라는 새로운 지지 세력이 나타났기에 생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과시하며 대화 재개 의지를 표출한 바 있다.그러나 향후 북미 대화 재개의 키는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 쥐고 있다는 게 문 교수의 진단이다.
문 교수는 "문제는 김 위원장이 나설 것인가"라며 "김 위원장이 만약 대화에 나온다면 현재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종전) 협상처럼 (북미 협상의) 큰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경우 하노이에서의 합의 무산 경험으로 인해 북미 대화 재개에 이전보다 훨씬 더 신중한 입장을 취하리라고 봤다.
6년전 하노이 협상 과정에서 미국 국무부 라인이 내놓은 점진적 해결안이 백악관 강경파의 반대 등으로 '영변+α',무료 카지노 보증금 없음 보너스'빅딜' 아이디어를 거쳐 결국 막판 결렬되며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설명이다.
문 교수는 "김 위원장은 오찬에서 더 얘기를 나누자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박차고 가 버렸다"라며 "그때 김 위원장의 절박한 심정은 모두가 읽을 수 있었다.그 배신감이 상당히 큰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당시 합의 무산은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문 교수는 "우리는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면 미국에서 반대급부를 주리라고 (김 위원장을) 설득했는데 미국은 이를 받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가 그들을 잘못 인도했다는 오해를 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김 위원장 입장에서 미국이나 한국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문정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지난 25일 서울 중구 채널 뉴시스 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2025.02.27.](https://imgnews.pstatic.net/image/003/2025/02/27/NISI20250225_0020713474_web_20250225170642_20250227064517299.jpg?type=w860)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설득하며 미국과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마침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목표로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고,미국과 러시아 양국 간 협상이 시작된 상황이다.
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관계가 개선되면 푸틴을 통해 김정은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요청했을 때 김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일차적으로 러·우 전쟁을 (외교 정책 우선순위로) 삼고 있고,두 번째는 가자 사태"라며 대만 문제의 복잡성을 고려하면 "세 번째 과제가 북한 핵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위트코프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40년 지기 골프 친구'로 알려져 있다.중동 담당이지만 미러 협상과 미·우크라이나 광물 협정 등에 폭넓게 관여 중이다.
문 교수는 그를 "트럼프 대통령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라며 미국 외교정책 전문가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중요한 정책에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협상에 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1기 북미협상 실무에 참여한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책차관 지명자와 알렉스 웡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실제 북미 대화 재개 시 트럼프 대통령에 필요한 자문을 하리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미 대화에서 현재 계엄 사태로 컨트롤타워가 없는 한국의 '패싱' 우려도 커지고 있다.문 교수는 그러나 "북미 대화가 시작되면 코리아 패싱이 일어나고 이는 외교적 낭패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북미 대화로 북핵 해결의 물꼬가 트이고,한반도 긴장이 완화하고,전쟁을 방지할 수 있는 예방외교의 틀이 마련된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그것을 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뉴클리어 파워' 발언 이후 우려되는 미국의 비핵화 목표 폐기 가능성을 두고는 "(핵무기 능력 보유의) 인정과 인지는 구분해야 한다"라고 했다.북핵의 현실적 상황을 토대로 한 협상 전략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아울러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로 삼기보다 핵 활동 중단에서 시작해 감축,해체 등으로 나아가는 점진적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궁극적 목표는 비핵화지만 현실적 접근인가,원칙적 접근인가의 차이"라고 했다.
한반도 안보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주한미군의 입지를 두고는 북미 대화가 아니더라도 "미국 자체의 전략적 변화에 따라 그 위상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본다"라며 그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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