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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5일 개막한다.향후 1년간 경제나 외교의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이날 리창 총리가 낭독할 정부활동보고에 담길 2025년 실질 경제 성장률의 목표치,내수부진을 타개할 경제 활성화 대책,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대응책이 주목된다.딥시크가 불붙인 인공지능(AI) 플러스 행동방안,국방비 성장률,점증하는 시위 방지를 위한 사회 안정책 등도 관심사다.특히 오는 7일 왕이 외교부장이 기자회견에서 미·러 밀착에 따른‘역(逆) 닉슨 전략’과 한·중 관계에 어떤 발언을 할지도관전 포인트다.

전인대는 연 1회,3월에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다.전국 성(省)이나 직할시,인민해방군에서 선택된 대표 약 2900여명이 참석한다.코로나19 이전 회기는 열흘 정도였지만 2020년 이후 일주일로 단축돼 11일 폐막할 전망이다.

중국의 현행 헌법은 전인대를‘국가 최고 권력기관’으로 규정한다.다만 실제로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아래 있어,당이 정한 방침을 추인하는‘거수기’또는‘고무도장’으로 폄하 받기도 한다.하지만 중국의 경제 및 외교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연례행사로 국내외 관심이 높다.

개막일인 5일 리창 총리가 정부활동보고를 낭독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 5% 내외를 밝힐 전망이다.지난 1월 31개 지방 성·직할시·자치구 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한 목표치를 본지가 확인한 결과 최고 7% 이상(티베트 1곳)부터 최저는 4.5% 좌우(칭하이 1곳)의 분포를 보였다(표).5% 좌우가 10곳으로 가장 많았다.지역별 경제 규모에 따라 가중평균한 GDP 목표는 5.3%로 2024년 5.4%보다 약간 감소했다고 경제주간지 차이신이 분석했다.

노무라 증권의 루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GDP 성장 목표를 5% 좌우로 전망하면서,2025년 성장률을 기존 4.0%에서 4.5%로 상향 조정했다.지난 춘절 전후 딥시크 충격이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하드웨어·무인운전·휴머노이드 등에 추가 투자를 촉발했고,룰렛 로직최근 중국 주식시장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 등을 GDP 전망을 높은 근거로 제시했다.지난달 28일 정치국회의에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을 안정시킨다”고 밝힌 것도 긍정 요인이다.

다만 변수는 미국의 추가 관세 여파다.중국은 지난달 미국의 10% 관세에 10~15% 표적 관세 등 5종 보복 세트로 맞대응했다.트럼프와 타협을 원하는 중국이 10+10% 관세를 예고한 오는 4일 어떤 추가 맞대응 카드로 성장과 협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주목된다.

돈 풀기 규모도 주목된다.중국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14년 만에 화폐정책을‘안정’에서‘적절한 완화’로 바꿨다.“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도 예고했다.5일 리 총리는 사상 최고인 3.8% 재정 적자율을 발표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딥시크 쇼크 이후‘AI 플러스 행동’의 구체 정책도 주목된다.AI 기업 모델베스트리다하이 최고경영자 “자체 개발한 멀티모달 대형모델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에 더 똑똑한‘뇌’를 제공할 것”이라고 지난달 인민일보에 말했다.신문은 AI 대형모델과 휴머노이드가 융합된‘구체화한 지능’을 AI 플러스의 한 사례로 소개했다.트럼프 취임식이 열린 지난 1월 20일 리 총리는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와 만나 AI 건의를 청취하는 등 혁신주도론을 다듬었다.지난달 17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민영기업가를 불러 “경제·기술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길어질 것이지만 결국 중국이 승리할 것”이라며 서구의 피크 차이나 논리에 본격 대응을 시작했다.이와 함께 기밀 유출이나 미국 당국의 체포를 우려해 AI 기업가나 연구자의 미국 방문을 금지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외교정책은 오는 7일 왕이 외교부장이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공개한다.트럼프·푸틴 대통령의 밀착 이후 미·중·러 삼국지가 미묘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러 등거리 정책을 펼칠지 주목된다.지난해 말 전격적인 무비자 정책으로 한·중,중·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혀온 중국이 한반도와 주변외교 방침도 밝힐 가능성이 높다.

올해와 내년 한국과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을 주최하면서 관련 발언과 최근 계엄·탄핵 국면에서 혐중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다이빙 대사와 외교부 대변인에 이어 왕 부장까지 추가 메시지를 밝힐지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회안정을 위한 방안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지난해 11월 주하이에서 발생한 무차별 차량돌진 사건 등 빈발하는 증오범죄,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취업난,미분양 부동산과 지방 은행 도산 등 중국은 각종 사회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시 주석은 사회안정을 주제로 한 지난달 정치국 집단학습에서 “진정한 철통 방벽을 구축하라”고 지시했다.26일에는 20년 만에‘국가비상사태 긴급예방계획’을 개정하면서 대규모 시위와 민족·종교 관련 사건을 추가하는 선제적 예방 조치를 강화하고 나섰다.

한편 국방비 증가율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지난해 국방비는 전년 대비 7.2% 증가하며 변화가 없었다.올해는 오는 9월 항일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가 예정되어 있어 예산에 반영될지 주목된다.또 2년 앞으로 다가온 21차 당 대회를 앞두고 둥쥔 국방부장의 국무위원 임명이나 지방 일인자 및 장관급 인사이동 여부도 주목된다.28일에는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이 리러청 랴오닝성 성장으로 경질됐다.진 부장 낙마는 시진핑 3기 들어 외교→국방→농업농촌부장에 이은 네 번째 장관급 낙마다.

전인대 개막에 앞서 4일에는 국정 자문기관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가 개막한다.정협은 전인대와 함께‘양회(두 개의 회의)’로 불리며,오는 12일까지 베이징 육교에 민병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비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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